해고 3249일만에 YTN으로 출근한 3명의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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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쓸 준비 됐나’, ‘보도국은 3층이야’, ‘떨지 마 잘 될거야’….

28일 오전 8시께, 서울 상암동 지하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입구부터 <와이티엔>(YTN)본사까지 가는 길에 이렇게 쓰인 종이꽃이 붙었다. 복직 후 처음 출근하는 노종면·현덕수·조승호 기자에게 ‘꽃길만 걷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노조)원 들의 환영 인사였다. 세 기자는 “언제 이런 걸 다 했느냐”라며 연신 웃음을 보였다.

“보고 싶었어.” 세 기자가 사옥 앞으로 들어서자 백여명의 <와이티엔> 구성원이 환호했다. 사옥 앞에서 세 기자는 동료들과 얼싸 안으며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사옥 안에 있던 구성원들은 세 기자의 복직을 환영하는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노 기자는 후배들을 향해 “(출근을 앞두고)원래 그러질 않는데 새벽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설레었다”면서 “기다려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 기자는 “출근하기 위해서 옷도 사고 했는데, 뭘 해야 하는지 아직 정리가 안됐다. 동료들과 할 수 있는 것들을 세워나가겠다”면서 “선후배들과 시민 여러분, 와이티엔 관심 가져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 기자는 “꽃길도 만들어주고, 이런 환영이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다. 감동했다”면서 “받은 감동에 복직해서 일로서 여러분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세 기자는 이날 구성원들이 목에 걸어준 사원증으로 사옥 입구를 통과했고, 환호와 함께 보도국으로 안내받았다. 노사합의에 따라 이들 세 기자는 모두 보도국으로 복직한다.

조 기자는 정치부, 노 기자는 앵커실, 현 기자는 경제부에서 근무한다. 안내에 따라 세 기자는 일하게 될 보도국 부서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뉴스 스튜디오에 앉아 보기도 했다. 현 기자는 “보도국에 들어가는 게 9년 만”이라고 했다.

세 기자가 해직된 뒤 회사로 돌아오기까지는 3249일이 걸렸다. 와이티엔 이사회는 2008년 5월29일 17대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의 언론특보 출신인 구본홍씨를 사장으로 내정했다. 노조는 ‘낙하산 사장’에 반발했지만, 사쪽은 이를 강행했다.

사쪽은 기존의 ‘보도국장 추천제’를 무력화했고, 같은 해 10월 노조 전·현직 간부인 노종면·현덕수·조승호·권석재·정유신·우장균 기자 6명을 해고했다. 6년여에 걸친 해고 등 징계 무효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6명의 해고를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고 3명의 해고만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2014년 대법원도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판결로 3명은 돌아왔고, 3명은 회사 밖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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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상암동 와이티엔 본사 로비에 해직 기자들을 환영하는 영상이 흘러 나오는 모습.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 제공

복직 첫 날, 세 기자에게 환영 꽃다발 증정을 한 이들이 바로 권석재·정유신·우장균 기자. 3년 전 동료보다 먼저 돌아온 이들은 세 기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세 사람이 돌아오는 것은 와이티엔의 집 나간 정의가 돌아오는 것이다”라면서 “고생많았을 동료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박진수 와이티엔 노조 위원장도 “3249일, 통한의 시간이었다. 오늘은 와이티엔과 언론에게 광복의 날이 될 것이다”라며 “(구성원들이)고생하는 <문화방송>(MBC), <한국방송>(MBC)에서도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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