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개고기 64%서 항생제가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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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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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유통중인 개고기에서 항생제와 세균·바이러스 등이 다량 검출됐다. 시·도 축산물시험검사기관에서 검사받는 소·돼지·닭의 항생제 검출 비율(0.13~0.62%)보다 최대 490배 이상 높았다.

건국대 3R동물복지연구소와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6~8월 서울 경동시장, 부산 구포시장, 광주 양동시장, 대구 칠성시장, 대전 한민시장 등 전국 25개 시장의 개고기 점포 93곳의 살코기를 구입해 9종류의 항생제 잔류 여부 및 정도를 검사한 결과, 조사 대상 가운데 64.5%인 60개 점포의 살코기에서 항생제 성분이 검출됐다.

27일 동물·생명 전문매체 <애니멀피플>(애피)이 입수한 사상 첫 전국 개고기 위생검사 결과를 보면, 93점 가운데 60점에서 1종류 이상의 항생제 성분이 검출됐고, 이 가운데 29점에서는 2종류 이상의 항생제 성분이 나왔다. 검사 항생제 9종 가운데 타일로신·아목시실린·설파메톡사졸 등 8종의 항생제가 두루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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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모든 조사 대상 살코기에서 세균·바이러스 등 미생물 25종이 검출됐고, 이 가운데는 ‘햄버거병’을 유발하는 등 인체에 치명적인 대장균(E.coli 종류)도 포함돼 있었다.

그동안 정부는 개고기 위생검사를 실시한 적이 없다. ‘개고기는 현행법상 식품이 아니기 때문에 위생검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입장이다. 민간 차원에서도 전국을 망라하는 대규모 검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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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시·도 축산물시험검사기관 검사 실적을 보면, 소 2만2754마리 중 항생제가 검출된 것은 101마리(0.44%), 돼지는 6만1470마리 중 383마리(0.62%), 닭은 2만4572마리 중 31마리(0.13%)였다. 개고기의 항생제 검출 빈도가 쇠고기의 147배, 닭고기의 496배에 이르는 것이다.

다만 항생제 함유 수치는 정부가 다른 식용고기에 적용하는 기준치 이하였다. 기준치 1㎏당 0.1㎎인 설파메톡사졸은 최대 0.038㎎/㎏ 검출됐고, 기준치 0.05㎎인 아목시실린은 최대 0.028㎎/㎏ 검출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함유 수치보다 검출의 빈도가 심각하다고 봤다.

이혜원 건국대 3R동물복지연구소 부소장은 “항생제가 거의 검출되지 않는 다른 식용고기와 달리 대다수에서 항생제가 검출된 개고기를 지속 섭취할 경우 항생제 내성이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채윤태 한일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검출된 항생제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은 적절한 처방 없이 무분별하게 투약한 결과로 추정된다. 날고기나 덜 익힌 고기를 만지거나 먹을 때, 분변 또는 개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내성균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반려동물의 관점에서 개농장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조사와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육견단체협의회 한상원 회장은 “(항생제를) 쓰긴 하지만, 최근 각 농가에서 많이 줄였다. 게다가 농가 스스로 성분 분석을 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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