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의 혐의 중 재판부가 인정한 것과 인정하지 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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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가 있었다.

이날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혐의를 모두 5개로 정리했다. 뇌물공여죄,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그리고 위증 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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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명시적인’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1차 독대때는 합병 계획이 없었고, 2차 독대 때의 말씀자료는 대통령이 그대로 말했다고 보기 어렵다. 안종범 수첩에도 기재된 게 없어 명시적 청탁이라고 볼 수 없다. 미래 전략실 직원들이 합병 성사 위해 노력한 것은 인정되지만, 문형표 이사장에게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더욱이 이런 사실이 대통령에게 전달되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

하지만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을 위한 삼성 승계작업에 대해 알고 있었을 거라고 판단했다.

“대통령은 각종 현안이나 여론 동향 보고받고 경제정책 수립 등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다. 삼성 승계 문제와 관련해 관심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보아 대통령이 삼성 승계작업을 인식할 수 있었고, 개괄적으로나마 피고인의 계열사 지배력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개편의 개념과 필요성 인식했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재판부는 정유라를 위한 승마지원을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에 대한 금품공여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재용 피고인과의 독대에서 승마 관련해 특별한 관심을 보이며 구체적인 요구를 했다. 승마 지원이 이뤄진 후에는 피고인 측에 감사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질책과 감사에서 보듯 대통령은 승마 지원 경과를 알고 있었다. 대통령은 최순실로부터 승마 관련해 계속 보고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승마와 관련한 인사도 직접 챙겼다.”

“또 이재용 피고인은 승마지원이 실질적으로 최순실에 대한 지원이고, 이게 곧 대통령에 대한 금품공여로 인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승계 작업 과정에서 묵시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이재용 피고인이 승계작업에서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고 뇌물을 제공한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재용 피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1차 독대 이후 정유라에게 승마지원이 이뤄지는 동안 최지성 미래전략실실장에게 승마지원을 포괄적으로 지시했고, 관련 보고를 받은 행위도 인정된다. (이로써) 이재용 부회장이 승마지원에 관여된 사실이 인정된다. 이재용 피고인이 승마지원과 관련해 기능적 행위지배에 있었다. 최순실 측에게 넘긴 용역대금도 모두 뇌물로 판단된다.”

여기까지는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을 재판부가 뇌물로 인정했다는 부분이다. 이어 재판부는 삼성이 최순실의 동계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원의 뇌물성이 인정되는 지에 대해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과의 독대 과정에서 동계영재센터 계획서를 전달했다.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의 결정에 의해 영재센터에 16억원이 지원됐다. 이때 이재용 부회장은 이 동계영재센터가 정상적인 비영리 단체가 아닌 걸 알고도 지원한 점이 인정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승계작업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도움을)기대하고 지원요구에 응했다. 동계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원은 모두 뇌물로 인정된다.”

여기서 뇌물죄가 인정됨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또 다른 혐의가 바로 인정됐다. 바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했던 증언들이 ‘위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 미르케이재단에 지원한 220억원대 돈의 뇌물여부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미르케이재단은 최순실의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다. 대통령은 최순실이 각 재단을 사적 이익추구수단으로 사용하는 데에 적극 관여한 점이 인정된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의 사적이익 추구수단으로 재단이 설립되고 운영됐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볼만한 사정은 없다. 이재용 부회장이 출연금 규모를 결정하는데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한 사실은 인정되지 않는다. 청와대가 전경련을 통해 결정한 출연금에 따르는 수동성을 보였다. 이재용 부회장 등이 승계작업에서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고 미르케이재단 지원 요구에 응한 것에 대해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재판부는 다음과 같이 양형했다.

“피고인들은 묵시적으로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지배구조 개편과 삼성과 계열사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도 인정된다. 하지만 이재용 피고인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이재용 피고인은 승계작업의 주체이다. 그는 또한 승계작업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향유하는 사람이다. 이 사건 범행 과정에 실제 가담 정도 등 전반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다. 또 위증을 하기도 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은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했다. 대통령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지원 요구를 받은 당사자로서 쉽게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승계작업이 피고인만을 위한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 최지성 전 실장, 장충기 전 차장등도 의사결정 과정에 정점에 있는 사람이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의 지시를 받고 승마지원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결재를 거쳐서 뇌물, 횡령, 재산국외도피 등을 기획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은 징역 5년을,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 실장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은 징역 4년을,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을, 황성수 전 전무는 징역 2년 6개월(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