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정원 댓글부대' 원세훈 선고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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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부대'를 동원해 2012년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6)이 오는 30일 파기환송심 선고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검찰이 변론재개를 신청했다. 추가 증거가 나온 만큼 재판에 반영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검은 24일 원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등 사건의 변론재개를 법원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종결된 재판 절차를 추가로 진행하자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극히 일부만 파악됐던 민간인 외곽팀의 규모와 실상이 확인돼 공판에 반영할 필요가 있게 됐다"며 "이에 검찰은 추가 확보된 중요 증거들의 제출, 공소장 변경, 양형자료 반영 등을 위해 부득이 변론재개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댓글사건의 수사팀이었던 진재선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은 이날 법원에 변론재개 신청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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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 7월24일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원 전 원장 등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원 전 원장에 징역 4년 및 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다. 파기환송심 절차가 시작된 지 2년여 만이었다.

이로써 원 전 원장은 재판 절차가 모두 종결돼 30일 선고공판만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지난 3일 '사이버 외곽팀' 등에 관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TF 조사에서는 원 전 원장 재임기간 중 심리전단이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알파(α)팀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하고 18대 대선 직전인 2012년 4월에는 30개까지 확대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사이버 외곽팀' 30개가 국정원의 전체 여론조작 조직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수사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더 큰 사실들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들을 재판에서 다뤄 선고에 반영해야 한다는 게 검찰의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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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직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최근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국정원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검찰은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에 배당하고 23일 팀장 김씨의 주거지와 양지회, 늘푸른희망연대 사무실 등 30여곳에 대해 대규모 압수수색을 벌이는 한편, 사이버 외곽팀 팀장 등 일부 관계자들에 대해 연이틀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11일과 14일 국정원으로부터 TF의 중간조사 결과 자료를 넘겨 받아 재판부에 의견서 형식으로 제출할지, 변론재개를 신청할지, 재판부에 제출할지 여부를 고민해으나 추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결국 변론재개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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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5년 2월9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 참석하는 모습. ⓒ뉴스1

검찰은 지난 2013년 6월, 국정원 심리정보국 4개 사이버팀 70여명의 직원을 동원해 1977차례 불법 정치관여 글을 게시하고 정치관여 게시글에 1744회 찬반 클릭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원 전 원장을 재판에 넘겼다.

원 전 원장은 1심에서 국정원법 위반 유죄·공직선거법 위반 무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2심은 원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도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일부 트위터 글에 대해 증거능력을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구속 상태였던 원 전 원장은 서울고법으로 사건이 되돌아오면서 보석으로 석방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검찰이 변론재개를 신청한 만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곧 변론을 재개할지, 그대로 선고기일을 진행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재판부가 '변론재개가 필요하다'고 결정하면 공소장 변경이나 증거신청, 이에 따른 서증조사와 증인신문 등 변론기일에서 가능한 소송행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재판부가 '판단에 큰 영향을 끼치는 증거가 아니다'라고 판단한다면 예정대로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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