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10부리그 팀의 FA컵 경기에서 나온 만화 같은 선수교체가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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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잉글랜드 중부 하트퍼드셔 북부에 위치한 마을 발독(Baldock)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구 9900명에 불과한 이 마을을 연고지로 하는, (무려) 10부리그 소속인 '발독 타운 FC'라는 축구팀이 갑자기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주 일요일 잉글랜드 FA컵 예비 예선 경기에서 있었던 만화 같은 선수교체 덕분이다.

BBC스포츠 등에 따르면, 모든 이야기는 이 하나의 트윗에서 시작됐다.

어제 경기 막판 10분 동안 업데이트가 없었던 것에 사과드립니다. 우리 트위터 담당자가 교체선수로 출전해야 했거든요.

실제로 이 트윗 직전 올라온 경기 중계 트윗은 '78분'이 마지막이었다. '발독 타운 FC'는 9부리그 소속 '노스 그린포드 유나이티드'를 3대 1로 꺾었다.

경기 종료 10분을 앞두고 트위터 업데이트를 중단한 채 경기에 출전 해야 했던 인물은 바로 '부상중'이던 수비수 리암 켄나였다. 29세인 그는 BBC스포츠에 "총무가 (트위터 업데이트를) 했었는데 지난 시즌 끝나고 떠나버렸다. 내가 등 부상이 좀 있어서 계속 이걸 맡아왔다"고 설명했다.

웨일스 남부 래넬리 출신인 그는 실제로 이번 시즌 내내 부상 때문에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고 한다. 켄나는 최근에야 2~3번 가벼운 훈련을 소화했으며, 이날 교체선수 명단에 올랐다.

그는 "내가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은 90%였지만 중앙수비수가 경기종료 10분을 남겨놓고 부상을 당했고 우리는 이미 다른 두 명의 교체카드를 쓴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그는 "(경기장에 투입되기 직전) 부심에게 축구화 스터드 체크를 받을 때 손에 핸드폰을 쥐고 있었다"며 "부심은 '이봐, 그걸 가지고 들어갈 수는 없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BBC에 전한 경기 후기는 더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1주일에 한 번씩 물리치료사를 만나긴 하지만 다시 벤치를 지키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어쨌거나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일요일 경기가 끝나고 덕아웃에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왔다는 이유로 감독이 벌금 10파운드를 매겼기 때문이다."

"나는 공을 두 세번 밖에 못 만져봤다. 경기장을 제대로 뛰어다니지도 못했고 끝난 뒤에는 숨도 못 쉴 지경이었다."

축구 10분 뛰고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다. FA컵 승리.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대회인 잉글랜드 FA컵은 1부리그부터 10부리그까지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5부리그 부터는 사실상 '세미프로' 또는 '아마추어' 팀이다.

이 때문에 하위리그팀의 동화 같은 '반란'이 종종 화제가 된다. 현직 이발사 등으로 구성된 5부리그 팀이 1부리그(프리미어리그) 팀을 꺾는 일도 있었다. FA컵이 여전히 큰 인기를 모으는 이유 중 하나다.

사실일리 없잖아? 주급 7만 파운드(약 1000만원)라니!


한편 발독 타운 FC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신속하게 대응했다.

@발독 타운 FC에게 제안할 게 있는데요. 경기 출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우리가 가서 다음 경기 트위터 중계를 해드리는 건 어떨까요?

발독 타운 FC도 곧바로 응답했다.

연락주세요...


FA도 다시 답장을 보냈다.

곧 DM으로 갈 겁니다...


주인공인 켄나는 "바쁜 며칠을 보냈다"고 한다....


정말 만화 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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