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화를 참지 못하는 '폭주 노인'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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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도쿄 스기나미구에서 열렸던 여름 축제인 ‘삼바마쓰리’에 화염병이 투척돼자 소방관들이 출동해 진화하는 모습. 화염병을 던진 용의자는 68살 남성이었다.

지난해 8월 도쿄 스기나미구에서 열렸던 여름 축제인 ‘삼바마쓰리’ 도중 어디선가 화염병이 날라왔다. 화염병이 깨지면서 1살 여자아이를 비롯해서 15명이 화상을 입었다. 화염병을 던진 이는 근처에 사는 68살 남성으로 이전부터 “삼바 소리가 시끄럽다”고 주변에 불만을 나타냈다.

경찰이 남성을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하려고 집에 들이닥쳤을 때, 남성은 목을 매 자살한 상태였다. 자산가였던 남성은 아내와 사별한 뒤, 주변과 별다른 교류 없이 지내왔다고 당시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에서 노인들이 저지르는 폭행과 상해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21일 일본 경찰이 펴낸 '2016년 범죄백서'를 기준으로 2015년 기준 65살 이상 고령자의 상해와 폭행 적발 건수가 각각 1715건과 3808건에 달했다고 보도藍다.

10년전인 2005년에 견줘 상해(1074건)는 약 1.6배, 폭행(881건)은 4.3배 늘었다. 지난 10년간 고령자 숫자가 1.3배 늘었는데, 고령자의 상해·폭행 적발 건수 증가는 이를 뛰어넘는다. 일본 65살 이상 인구는 2014년 기준 전체의 26%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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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2000년대 들어서 쉽게 화를 내고 폭력을 휘두르는 노인들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일본에서는 갑자기 화를 내는 것을 속어로 ‘키레루’(원래는 무언가가 끊어진다는 뜻)라고 하는데, 1990년대만 해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많이 쓰는 단어였다. 최근에는 갑자기 화를 내는 노년층에 쓰이는 경우가 많다. 2007년에는 쉽게 격분하는 노인 문제를 다룬 논픽션 '폭주노인'이 출간돼, 폭주노인이라는 단어가 화제가 됐다.

성별로 보면 상해와 폭행을 저지르는 이들은 대부분 남성이다. 2015년 폭행 사건으로 입건된 고령자 중 93%(3542명)가 남성이었다. 2015년 기준 형사범죄로 입건된 여성 고령자의 91.8%는 절도로 입건됐다. 형사범죄로 입건된 남성 고령자도 혐의가 절도인 경우가 62.1%로 가장 많았지만, 상해·폭행도 16.4%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노인 중에서도 여성보다 남성이 상해·폭행 같은 범죄를 많이 일으키는 이유에 대해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쓰이 마후미 니가타세료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산케이신문'에 “연장자를 존경하는 전통이 점점 사라지는 등 사회구조의 변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고령자 중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갑자기 화를 내는 것은 고립된 상황에서, 여성에 비해 변화에 순응하는 것이 서툰 남성에게서 많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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