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전에 북한으로 망명한 이 미국군인에 얽힌 사연과 그의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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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전용 동영상에 등장한 망명인 드레스녹의 자녀 제임스와 테드

북한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도된 제임스 드레스녹은 다른 군인들처럼 전쟁 중에나 그 직후에 적국으로 망명했던 게 아니다.

그는 휴전된 지 거의 10년 후인 1962년 8월 15일에 남한에서 북한으로 넘어갔는데, 이념이나 이상에 입각한 결심은 아니었다.

DMZWar.com이 공유한 당시 탈영 보고서에 의하면 드레스녹은 미국에 사는 아내의 배신을 못 참아 휴전선 근무를 자진한 상태였다. 탈영 전날, 그는 애인(보고서 작성자는 '창녀'라고 추측했음)을 만나고자 외출증을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그런데 상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거짓 외출증을 만들어 외부출입을 감행했다가 덜미가 잡힌 거다. 그리고 그를 재판에 넘기겠다는 상사의 결정이 내려진 지 하루도 안 되어 드레스녹은 장총을 들고 북한으로 사라졌다.

TheGuardian에 의하면 55년 전에 이렇게 북한으로 도망친, 마지막 미국군인 생존자로 알려졌던 드레스녹은 지난 11월에 북한에서 사망했다. 그 사실을 그의 아들 테드와 제임스가 위의 '우리민족끼리'의 선전용 동영상을 통해 밝혔다.

테드와 제임스는 아버지 드레스녹이 뇌졸중으로 사망했다며 "우리 아버지는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실 때까지 우리 공화국이 제공하는 사랑과 보호의 품에 안겨 사셨다."라고 북한에 대한 찬미를 잊지 않았다.

그런데 드레스녹이 북한 체제 아래서 산 건 맞지만, 사랑과 보호로 감싸인 생활을 했다고 하는 건 무리일 것 같다. 드레스녹만큼이나 수치스러운 이유(과음)로 북한에 망명했던 찰스 젱킨스에 의하면 북한은 서양 망명인을 가축처럼 사육한다. 그들에겐 차후에 국가가 필요로 할 수 있는 정체 모호한 혼혈아를 만드는 임무까지 부과됐다.

사실 드레스녹은 망명 생활 4년이 되는 해에 미국에 돌아갈 방법을 타진하고자 당시 소비에트 연방 대사관을 찾은 적이 있다. WashingtonPost에 의하면 대사관 관계자는 그런 드레스녹을 북한 당국에 도로 넘겼다.

드레스녹은 자기를 주제로 한 2006년 다큐멘터리에서 북한에 망명한 이유를 솔직히 고백했다.

"난 내 자라온 배경, 부부관계, 군 생활, 모든 것에 불만이었다. 아무런 희망도 없었다. 그 상황에서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한군데밖에 없었다."

그렇게 가장 가까운 북한으로 향하게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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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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