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달걀에서 DDT 검출"에 대한 가장 유력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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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 자녀를 둔 ㄱ씨는 최근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의 달걀에서 38년 전 국내 사용이 금지된 농약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이 검출됐다는 공지를 읽고 충격을 받았다. 평소 자녀의 건강을 위해서 비싸지만 친환경 달걀만을 구입해 왔던 ㄱ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아이에게 더 비싼 돈을 주고 농약이 든 계란을 먹인 셈이 됐다”고 토로했다. 해당 달걀은 한살림이 판매하는 유정란 중에서도 가장 비싼 가격인 10알에 7500원에 판매돼 왔다.

맹독성 살충제이자 제초제인 디디티가 달걀에서 발견돼 소비자들이 충격에 빠졌지만 어떤 경로로 ‘달걀’이 오염됐는지는 지금껏 누구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디디티는 1970년대까지 농업분야에 널리 사용됐고 인체에 흡수되면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맹독성 물질로 확인되면서 1979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38년 동안이나 제조와 판매가 금지된 농약이 친환경 달걀에서 검출된 경위에 궁금증이 이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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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유기염소 계열의 살충제 성분인 DDT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진 경북 영천시 도동의 산란계 농장에서 닭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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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5∼17일 전국 683곳 친환경 인증 농장을 대상으로 320종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를 시행한 결과 경북 지역 친환경 농장 두곳(경북 영천·경산)에서 디디티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면 320종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에서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안된다. 이에 농식품부는 영천과 경산 농장의 달걀에서 각각 0.047㎎/㎏, 0.028㎎/㎏의 디디티가 검출됐지만 잔류 허용 기준치 (0.1㎎/㎏)이하여서 친환경 인증만 취소하고 일반 계란으로 유통시키도록 조처했다.

그러나 달걀에서 디디티가 발견된 이유에 대해서는 농장주, 전문가, 정부 어느 쪽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설명은 농장을 짓기 전 뿌렸던 디디티가 토양 속에 잔류해 있다가 닭이나 달걀을 오염시켰으리란 추정이다. 디디티는 반감기가 최대 24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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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과수원으로 사용되던 농장 부지를 약 8년 전에 인수한 경북 영천 산란계 농장주 이모씨. '친환경 농장을 위해 제초제도 쓰지 않고 일일이 풀을 벴다'는 이씨는 정부에 역학조사를 요구했으며, 조사 결과 토양이 DDT에 오염된 것으로 나오면 농장을 폐쇄하겠다는 입장이다.

디디티가 검출된 경북 영천의 한 산란계 농장주 ㄴ씨는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디디티 농약을 구할 수도 없고 친 적도 없다”“친환경 농장을 만드는 데 모든 혼을 들였는데 이렇게 나와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 달걀을 판매하고 있는 한살림 관계자도 “디디티를 사용하지 않았고 오염원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친환경 농장이라 케이지가 아닌 운동장에서 풀어놓고 닭을 기르는데 이 과정에서 닭이 흙을 쪼아 먹다가 토양에 잔류한 디디티가 들어간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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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T 검출과 관련한 한살림의 입장. 전문을 읽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하면 된다.

그동안 디디티를 왜 검사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친환경 검사는 규정에 따라 충실하게 해왔지만 (정부)관리지침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닭을 키우는 농장의 경우 처음 농장 설립때 토양 잔류 농약에 대한 검사를 요구하지 않다보니 미처 이 부분까지 조사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디디티는 만들지도 않을 뿐더러 사용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검사대상에서 아예 빠졌던 것”이라며 “농식품부와 토양조사 결과를 분석해 토양에서 검출될 개연성이 있다면 일반 계란의 잔류농약 검사 항목에 디디티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