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가 검사장이 음주 전과 10범의 무혐의 처분을 종용한 일을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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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구형'으로 유명한 임은정 검사가 검찰 내부통신망에 '수사 지휘'를 폭로하는 글을 올렸다.

경향신문은 지난 17일 검찰 조직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뒤늦게 부부장검사에 승진한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43)가 검찰 내부통신망에 ‘새로운 시작-감찰의, 검찰의 바로섬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이 글에서 임 검사의 당번 근무일에 “A씨의 음주·무면허운전 지휘 건의가 들어오면 보고해 달라”는 B검사장의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검사장의 말대로 이날 경찰은 음주·무면허 전과 10범인 A씨가 음주 상태에서 주차를 하다 적발된 사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보고했으나 B검사장이 임 검사에게 A씨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종용했다는 것.

경향신문은 A씨가 지역의 한 건설사 대표의 아들로 검찰과 업무 협력을 하는 범죄예방위원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무혐의 처분을 종용하는 과정에서 검사장이 한 주장도 흥미롭다.

임 검사는 이 글에서 A씨가 주차하기 위해 운전하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이 있어 명확히 혐의가 입증되는 사안이었음에도 B검사장이 “운전자에게 ‘주차의 의사’가 있을 뿐 ‘운전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썼다고 한다.

이후 임 검사는 다른 검찰청으로 옮길 때까지 무혐의 처분을 하라는 상급자의 지시를 피하려고 두 달간 '수사지휘'를 하며 버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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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임 검사는 경향신문의 보도를 접하고 이를 페이스북에 링크 형식으로 공유하며 "당시에는 상급자의 황당한 지시를 따르지 아니하고 2달간 수사지휘로 버틴 게 흐뭇했었는데, 언제부턴가 제가 그 귀한 경찰 인력을 얼마나 낭비케 한 것인가를 깨닫고 너무 부끄럽다"고 재차 털어놨다.

임 검사는 같은 페이스북 포스팅에 지난달 불거진 제주지검 내부 제보 사건에 대한 검찰 내의 자성을 촉구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제주의 한 검사가 압수수색영장을 지휘부가 회수했다며 상관의 감찰을 요구한 사건이 있었다.

뉴스1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검의 C검사는 법원에 접수한 사기 등 혐의 사건 피의자의 이메일 압수수색영장을 지휘부가 회수하자, 이석환 제주지검장과 김한수 차장검사를 감찰해달라며 대검찰청에 경위서를 제출한 바 있다.

뉴스1은 해당 피의자가 수억 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두 차례 청구됐지만 기각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임 검사는 당시 이 후배 검사 A에게 '검찰 내부제보시스템을 통해 실명제보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안내하고, 자신도 메일을 보내 이 사건에 대해 내부 제보한 사실을 밝혔다.

해당 포스팅에 임 검사는 "제주지검 일은 검사가 실명으로 상급자의 감찰을 요청한 첫 사례"라며 "이 사건에 대한 엄정한 처리는 향후 검찰 정화 가능성의 시금석이 될터라, 새로이 꾸려진 대검 감찰 등 감찰 인력들에 주의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북부지검 부임 첫날 내부게시판에 글 하나를 올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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