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들을 성추행한 멕시코 외교관은 어떻게 무사히 본국으로 돌아갔나?

게시됨: 업데이트됨:
인쇄

주한멕시코대사관의 외교관 R대령(무관)이 한국인 여성 비서들을 성추행·성희롱하고 조사를 거부하다 본국으로 돌아갔다.

16일 MBC는 피해자 A씨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피해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A씨는 R 대령이 아침 인사를 한다며 접근해, A씨의 허리를 3차례 손으로 움켜잡았으며, 대사관 엘리베이터 앞에서 자신을 껴안은 뒤 가슴을 밀착하거나, 물건을 가리키며 가슴을 3차례 건드렸다고 털어놨다.

mbc

또한, A씨는 "엘리베이터 타기도 너무 무서웠다. 갑자기 사무실에서 (포르노 영상) 소리가 심하게 울린 적이 있다. 피해자가 더 있다고 (외교부에도) 이야기했다. (성추행이) 계속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우리 외교부와 멕시코 대사관의 대응은 더뎠으며 미온했다.

피해자 A씨가 가해자 R대령의 상사인 멕시코 장성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자 이 장성은 “우리 멕시코에서는 원래 서로 많이 껴안고 그래”라고 해명했으며, 이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에 A씨는 7월 18일 외교부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상담했으며, 외교부 측은 “경찰에 신고해서 사법 절차가 시작되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강경한 대응을 권했다. 이에 A씨는 7월 27일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한편 TV조선에 따르면 피해자 조사를 마친 경찰이 지난 달 R대령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고, 8월 3일에 출석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R대령은 약속한 날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휴가 명목으로 멕시코로 출국했다고 한다.

그러나 MBC는 피해자 A씨에 따르면 외교부는 R대령이 멕시코로 출국한 사실을 몰랐다고 전했다.

피해자 A씨 : "외교부에서 몰랐어요. 제가 외교부에 알려줬어요. 그분도 보고해야 된다고 전화를 끊었어요." -MBC(8월 17일)

MBC는 외교부가 피해자 A씨가 한국계지만 파라과이 국적을 가진 점과 외교상의 관례를 들어 소극적으로 방치한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MBC에 따르면 A씨는 한국인 피해자들도 있지만, 한국인 비서들이 해고될까 두려워 정신적 충격과 수치심 속에 일하고 있다고 외교부에 알렸다고 한다.

연합뉴스는 경찰 관계자가 "주한 멕시코대사관 측에서 해당 무관에 대해 면책특권을 상실시키거나, 본인이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강제수사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