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양이가 충청도 문화회관 공무원으로 일하게 된 사연(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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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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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기견’ ‘유기묘’ ‘떠돌이개’ ‘길냥이’로 불리다 관공서의 마스코트가 된 동물들이 있다. 경기도 부천시 역곡역 명예역장 ‘다행이’(고양이), 경기도 성남시청 ‘행복이’(개), 서울 성북구 사회복지견 ‘기르미’ 등이다. 충북 제천시 제천 문화회관에도 한 달 전 직원이 된 고양이가 있다. 이름은 쭈구리, 18개월 된 수컷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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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쭈구리는 지난해 2월 문화회관 인근 길에서 발견됐다. 갓 태어난 듯 아주 작았고, 다른 길고양이에게 공격을 받았는지 배에 할퀸 상처를 입은 채 차가운 길바닥에 쓰러져있었다. 쭈구리를 발견해 상처를 치료한 최성호 주무관이 쭈구리를 사무실로 데려오면서 쭈구리의 문화회관 생활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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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최 주무관은 “상처만 치료해 보내주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쭉 같이 생활하게 됐다”며 쭈구리와 만난 이야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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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금세 건강을 되찾은 쭈구리는 직원 5명이 있는 사무실을 제집인 양 여겼다. 추운 날이면 따뜻한 컴퓨터 본체 뒤를 찾아가 누워있고, 청소솔을 보면 폴짝폴짝 뛰며 좋아서 어찌할 줄을 몰랐다. 도도한 척하면서 애교부리는 쭈구리를 직원들도 자식마냥 예뻐하며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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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쭈구리의 이름도 직원들이 함께 지었다. 나무를 비롯해 높은 곳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성격의 쭈구리가 신기하고 놀라워 직원들이 “어쭈구리~” 하던 게 이름까지 이어졌다. 사료나 간식, 병원비 등 쭈구리를 키우며 드는 비용은 팀비나 직원들의 사비로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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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생활한 지 1년5개월째인 지난달엔 문화회관 정식직원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한 사무실을 쓰는 동료인 쭈구리에게 직위를 주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모이면서다. ‘문화회관 마스코트’라는 정식 직함을 갖게 된 쭈구리는 문화회관 직원안내 게시판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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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쭈구리의 일과는 직원들의 업무시간에 맞춰 이뤄진다. 직원들의 출근과 동시에 쭈구리도 문화회관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관객들과 어울린다. 직원들의 업무가 끝나면 쭈구리도 캣타워가 있는 창고로 퇴근한다. 문화회관에서 쭈구리가 가지 못하는 장소는 감전 위험이 있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 외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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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주무관은 “제천국제영화제 같은 행사 등을 할 때 찾아오는 관객들이 쭈구리를 보며 신기해하고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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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천시청도 문화회관 마스코트 쭈구리를 알고 있다. 최 주무관은 “정식직원 임명장을 주진 않았지만 시청에서도 쭈구리를 안다. 쭈구리로 인해 민원이 발생하지 않게 하라는 당부만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민원이 접수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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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코트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지만 제전 문화회관 직원들은 쭈구리를 SNS에 자랑하고픈 생각이 없다. 일부러 문화회관을 찾아와 “예쁘다”며 쓰다듬는 사람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싶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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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주무관은 “쭈구리는 직원들이 힘들 때 다가와 힘을 주는 동료”라며 지금처럼 함께 조용하고 즐겁게 생활하고 싶은 바람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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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제천시 제천문화회관 직원 안내게시판에 등록된 마스코트 쭈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