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처럼 생긴 로봇이 패션에 도움을 주는 방법 (사진,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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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에 부착한 액세서리가 제 스스로 움직이며 갖가지 패션을 연출해준다면? 미 MIT와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웨어러블 로봇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는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로봇은 지난해 연구진이 발표한 미니 로봇 ‘로버블’(Rovables)에 기반을 두고 있다. 로버블은 옷 표면에 붙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로봇이다.

두 개의 바퀴 사이에 천을 끼워 넣고, 자석의 힘으로 천 아래쪽 바퀴를 위쪽 바퀴와 고정시켜 옷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각각의 로버블에는 배터리와 마이크로콘트롤러, 무선 통신모듈이 들어 있다. 통신모듈은 다른 로봇의 위치와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한 장치다.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를 내장한 관성측정장치(IMU)도 있다. 이 장치와 함께 바퀴 회전 수를 계산해 로봇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착용자의 옷을 길 삼아 스스로 이동한다. 그러나 소매 위를 슬금슬금 기어다니는 듯한 로버블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거부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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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연구진은 런던 왕립예술학교 출신 디자이너와 손잡고 로버블을 심미적, 기능적 의류의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는 미니 로봇으로 새 단장했다. ‘키노 프로젝트’(Project Kino)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이 로봇은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고 착용자가 조종할 수도 있다. 이 로봇은 우선 심미적으로는 ‘움직이는 액세서리’라고 할 수 있다. 몇개의 작은 로봇들이 옷 위를 움직이며 여러 무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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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착용자의 가슴팍 언저리에서 무리를 지어 움직이며 다양한 기하학적 무늬를 연출할 수 있다. 특정한 옷 소재에서는 옷 표면에 자국을 남기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시간이 흐르면 자국은 사라지므로 이는 일회용 즉석 패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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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으로는 신체 부착형 마이크나 날씨 반응형 의류로 쓸 수도 있다. 연구진이 제안한 응용 사례 중 하나는 날씨 변화에 따라 목에 두른 스카프의 착용 방식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다. 바깥 날씨가 일정 온도 이상 올라가면 로봇이 머리에 두른 후드를 알아서 벗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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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세련되게 단장을 했다 해도 로봇이 옷 표면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보기에 따라선 거부감을 줄 수 있다. 마치 벌레가 기어다니는 장면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그래서 표본집단을 선정해 이 로봇을 보여주고 소감을 물어봤다. 그 결과 몇몇 사람들이 “ 으스스하다” “괴상하다” “낯설다” 등의 느낌을 토로했다.

이 로봇의 성공 관건은 소형화, 경량화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설문에 응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사항은 로봇이 좀더 작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설문 참가자들의 또 하나 흥미로운 제안은 원격 커뮤니케이션 장치로 활용하는 것이다. 예컨대 멀리 떨어져 있는 연인과 소통하는 착용형 장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로봇을 착용한 사람끼리 음성 대화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동형 로봇이라는 점을 활용한 신호형 소통도 개발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