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취재기자들도 제작거부...회사 쪽은 ‘경력 채용'으로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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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기자의 개별 성향·등급을 분류한 ‘문화방송판 블랙리스트’가 <문화방송>(MBC) 내부의 ‘김장겸 체제 거부’ 움직임에 기름을 부은 가운데, 보도국 취재기자 81명이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문화방송 지역 기자 모임인 전국 문화방송 기자회도 서울로 기사 송고를 거부키로 했다. 이에 회사 쪽은 경력기자 채용 공고를 내며 정면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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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전 8시부터 제작거부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회적 흉기로 전락한 문화방송 뉴스의 더러운 마이크를 잡지 않는 길이 시청자에 대한 속죄의 시작”이라며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 문호철 보도국장, 여타 보도국 보직 부장들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8시30분부터, 먼저 제작거부에 돌입한 시사제작·콘텐츠제작국 등 동료들의 출근길 손팻말 시위에도 합류했다.

문화방송 소속 기자가 250여명인 것을 고려하면, 기자의 약 30%에 해당하는 이들의 제작거부로 일상적인 뉴스 제작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날 오후 4시 뉴스인 <엠비시 뉴스엠(M)>이 결방됐고, 오후 5시 <이브닝뉴스>는 30분 축소 방송됐다. 앞서 제작거부에 들어간 이들을 포함하면, 문화방송 본사에서 뉴스·시사프로그램 등에서 손을 뗀 이는 200명 가까이 이른다. 더구나 이날 저녁엔 전국 문화방송 기자회가 성명을 “내일의 우리는 역사 앞에 자랑스럽게 서고 싶다”며 월요일인 14일 오전 6시부터 서울로 기사 송고를 무기한 전면 거부한다고 밝혀, 제작 파행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장겸 사장 퇴진 압박의 강도도 그만큼 더 높아졌다.

이 때문에 문화방송은 9일 공고를 내고 10일부터 취재기자·방송기술 등 경력사원 채용 원서 접수를 받고 있다. 11일에는 카메라 경력기자 채용 공고도 냈다. 지금껏 ‘문화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를 ‘시용기자’ 채용으로 눌러왔던 행태를 반복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노조)는 성명을 내어 “불법 대체인력 채용을 중단하라”며 “이번 채용 행위와 관련된 이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방문진 이사진을 해임할 것도 촉구했다.

한편, 이날 문화방송은 “김장겸 사장 퇴진”을 외쳤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김민식 피디의 소명 기회를 사실상 박탈한 채 인사위를 종료했다. 오전에 열린 인사위에서 회사 쪽은 김 피디에게 “추가로 소명할 것이 있으면 서면으로 하라”는 통보만 한 뒤 10여분 만에 회의를 끝냈다. 김 피디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회사 쪽에서 성의 없이 인사위를 진행했다. 인사위에서 소명을 많이 하려고 했던 건 지난 5년 동안 문화방송에서 있었던 징계·해고 절차가 부당하다는 것을 알리고자 하는 목적”이라며 “(인사위 진술을 제한한 채 종료한 것은) 명백한 사내 취업규칙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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