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놓고 5시간 기본" '콘센트' 막는 커피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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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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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커피전문점들이 장시간 자리를 차지한 고객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충전할 수 없도록 '콘센트'를 막고 있다.

최근 점포 500개 이상을 운영하는 초대형 커피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직영점을 중심으로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카피스족(카페+오피스,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잡기 위해 독서실형 좌석을 배치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100석 이상 좌석을 갖춘 A커피전문점과 영등포구 B커피전문점, 광진구에 위치한 C커피전문점을 찾아보니 매장 내에 설치된 콘센트가 대부분 막혀있었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 중 상당수가 가장 저렴한 커피인 아메리카노 한 잔만 주문한 채 4~5시간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최근에는 카페에서 과외를 하는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외를 구하거나 주선해주는 포털사이트 내 온라인 카페를 찾아보면 커피전문점에서 수업하겠다는 게시물이 다수 게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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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카페 운영점주들은 고객 한 명이 40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4인용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을 경우 테이블 회전이 되지 않아 손해가 크다고 하소연했다.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이 '동네장사'로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의 경우에는 더 난처한 상황이다. 장시간 자리를 차지한 고객 탓에 생계에 타격을 받을 수 있어 더 골치 아프다는 설명이다.

기존 커피전문점은 성인 고객 위주였지만 최근들어서는 모여서 이야기 나누면서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중·고등학생들도 몰려드는 추세다.

서울 영등포구청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김 모 사장은 "자리를 맡아놓고 점심을 먹고 복귀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며 "무료 커피 리필을 요구하는 이들부터 빈 잔에 계속 물을 채워서 마시는 손님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매장 수가 적은 소규모 프랜차이즈, 개인 커피전문점과 달리 매장 수 500개 이상의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카공족의 발길을 잡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나 엔제리너스 등 대형 업체들은 되레 고객들이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마주보는 테이블 대신 긴 테이블을 일렬로 배치해 1인 고객 좌석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다. 최근 개점하는 매장에는 독서실을 연상하게 만드는 '1인 칸막이' 형태의 테이블까지 등장했다.

엔제리너스의 경우 서강대점과 건대역점, 종로점, 수유역점 등에 1인 좌석을 확대 설치했으며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투썸플레이스도 올해들어 일부 매장에 1인용 좌석을 만들었다.

실제로 커피빈은 커피에만 집중하겠다는 기존 콘셉트를 뒤집고 지난해 말부터 와이파이와 충전서비스를 일부 점포에서 시작했다. 후발업체들에 비해 부진을 겪자 뒤늦게 추세를 따르기로 한 것인데 다소 늦은 결정이었지만 실적은 반등했다.

국내 대형 커피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여전히 1인 1잔 주문' 등의 불문율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최근 혼커족(혼자서 커피 마시는 사람)들은 커피전문점에서 베이글이나 티라미수, 샐러드 등을 구매해서 한끼 식사까지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져 다양한 메뉴를 갖춘 매장이라면 1인 고객을 잡는 것이 이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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