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처음 포착된 남방큰돌고래의 충격적 장면(영상+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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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해양 동물을 상처입히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한다는 것은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바다 쓰레기 때문에 목 졸려 죽을 뻔한 새끼 거북이가 있었고, 콧구멍에 빨대가 박힌 채 발견된 바다거북의 소식도 있었다.

모두 외국 소식이었는데, 이번에는 한국의 제주도에서 비슷한 소식이 전해졌다.

아래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가 지난달 25일 제주도 남방큰돌고래(멸종위기종) 서식에 대해 관찰·조사하다가 포착하게 된 모습.

호기심이 강한 남방큰돌고래는 주로 해조류를 가지고 논다는데, '바다 쓰레기'(폐비닐)를 가지고 노는 모습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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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지난해 해양수산부 발표자료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 해 동안 바다에 버려지는 해양 쓰레기는 약 17만6000톤이다. 특히 분해되지 않고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가장 큰 오염원이다. M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해양 쓰레기 감시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아래는 고래연구센터 김현우 박사와의 일문일답.

- 언제, 어디서 목격하게 됐나요?

7월 25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쪽에서 발견했어요. 저희는 최근 10년 동안 남방큰돌고래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폐비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은 처음 관찰된 것입니다.

- 그 장면을 목격하셨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요?

한 번도 보지 못한 장면이라 놀라웠죠. 그동안 돌고래가 비닐을 섭취해서 폐사한 경우는 있었어도.. 그런데 저렇게 갖고 놀다가 자칫 먹기라도 하면...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에만 110마리 정도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제주도에만 서식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보존대책도 마련하고 있는데, '해양 쓰레기가 남방큰돌고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돌고래는 원래 지느러미에 뭔가를 걸고 노는 습성이 있나요?

네. 원래 그런 습성이 있어요. 제주 연안에는 감태나 모자반 같은 해조류가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는데, 이 해조류가 바다에 부유하고 있으면 돌고래는 그걸 등지느러미나 가슴지느러미에 감고 놀아요. 남방큰돌고래는 호기심이 되게 강한 동물이고, 이런 놀이를 좋아하죠. 먹이인 어류들을 가지고 놀거나.. 마치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놀듯이 던졌다가 다시 물고 하는.. 이런 행동은 일상적인 행동 패턴입니다.

- 돌고래가 해조류가 아닌 쓰레기를 가지고 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런 장면 하나가 던져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인간에 의해 발생된 쓰레기가 결국은 해양 생물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는.. '쓰레기를 갖고 놀던 돌고래가 결국은 그걸 섭취해서 죽을 것이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저희가 포착한 게 한 번일 뿐 생태계 내에서는 그런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을 테니까요.


과거에는 관찰되지 않았던 이런 현상을 보면서, 앞으로는 '해양 쓰레기가 해양생물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고래뿐만 아니라 바다거북이나 바다새들도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죽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 해양 쓰레기는 주로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제가 해양 쓰레기 전문가는 아니지만, 저희 고래연구센터가 자체적으로 (해양 쓰레기에 대한) 조사를 해본 적이 있어요. 서해 쪽에서 조사했는데.. 해양 쓰레기 중에서도 '플라스틱'이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 육지에서 흘러들어온 것으로 추정돼요. '포장 용기', '페트병', 이런 게 많았거든요. 양식장 등에서 나온 스티로폼 같은 것도 많았고. 인접국에서 유출되는 쓰레기들도 있어요. 저희가 서해를 기준으로 조사했을 때..중국에서 나온 쓰레기가 15% 정도 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흘러들어온 것으로 조사됐어요.

- 앞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먼저 쓰레기가 어떻게 바다로 유입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모니터가 필요할 것 같아요. 일단 모니터링이 되면, 쓰레기들을 수거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찾아야죠. 바다에 쓰레기가 유입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더라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생태계 보전을 위한 노력이 어떤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한번 망가지면 되돌리기가 힘들잖아요. 단적인 예를 들어서, 과거에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관찰되던 고래들이 있었어요. 대형 고래류(참고래, 긴수염고래, 귀신고래 등등) 말이에요. 그렇지만 지금은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어요. 귀신고래는 1977년 이후 발견된 적이 한 번도 없고...이런 식으로 우리 바다에서 볼 수 있는 대형 고래의 종 수가 급격하게 감소했어요.


과거에 그 고래들을 많이 잡아서 그렇거든요. 일본, 러시아, 미국,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과거에 포경을 하던 많은 국가 쪽에서 우리 바다에 와 많이 잡아갔고, 거의 멸종 위기에까지 이르게 된 거죠. 일단 개체 수가 확 줄어들면, 그걸 되돌리는 데는 수백 년이 걸려요. 그렇게 되기 전에, 우리가 노력하는 게 필요합니다.

인터뷰 진행·영상 편집: 윤인경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