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재용 재판의 핵심인 '최순실의 딜레마'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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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최순실 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재판부와 신경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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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 따르면 최순실 씨는 이날 재판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오늘 자진해서 출석하려 했는데 구인장(拘引狀)이 발부돼 당황스러웠다. 저는 자진 출석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조선일보(7월 27일)

내 발로 나올 거였는데 왜 강제로 끌어내려 했느냐는 말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가 전날(25일) 최씨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한 것을 문제 삼은 것.

그러나 결국 증인석에 앉은 최씨는 증언을 거부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특검이 신문에 나서자 최씨는 재판부에 할 말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 이 재판에 나오려 했는데 갑자기 유라(정유라)가 나오는 바람에 혼선을 빚었습니다. 걔를 새벽 2시부터 오전 9시까지 어디에 유치했는지 부모로서 당연히 물어봐야 할 사항입니다. 그건 위법한 증인 채택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특검에서 두 가지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습니다.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경제공동체를 인정하라, 그리고 삼족을 멸하고 우리 손자까지 가만 안 두겠다. 그런 무지막지한 얘기를 1시간 들었습니다. 제가 특검에 증언할 수가 없어 증언을 거부하겠습니다.” -최순실/세계일보(7월 26일)

여기까지 요약하면 '재판부가 나를 강제로 나오라고 구인장을 발부했지만, 나는 원래 내 발로 나오려고 했고, 증인석에 앉긴 했지만, 특검이 위법하게 내 딸을 증인으로 세우고 나를 협박했으니 증언은 할 수 없다'는 것.

대체 왜 이런 행동을 보일까?

JTBC는 최씨가 이처럼 횡성수설한 행동을 하는 이유가 최씨와 정씨가 안고 있는 딜레마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 씨는 지난 12일 이재요 부회장의 재판에 불출석하겠다는 전날의 통지를 번복하고 출석해 "엄마가 말을 내 것처럼 타라고 했다", "말 세탁 직전, 엄마와 황성수 전 삼성 전무 등이 만났다"는 등의 증언을 한 바 있다.

정씨가 이렇게 최씨보다 먼저 증언을 하게되면 최씨가 하는 모든 증언이 '폭탄'이 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최씨의 측근은 "최순실이 '정유라와의 인연을 끊어버리겠다'라고 말했으며 '굳이 증언하겠다면 내가 먼저 하고 난 다음 나중에 하라고 했는데 말을 안 듣는다'며 격노했다"고 전했다.

최씨가 최소한 딸보다 먼저 증언하고 싶어 했던 이유는 일종의 '게임 이론'의 딜레마에 빠지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씨의 증언이 어머니 최씨와 이 부회장에게 불리한 증언이기는 하지만 '선서'를 하고 이를 반박하는 증언을 하면 정씨가 위증죄의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역시 비슷한 보도를 내보냈다.

법조계에선 최씨의 증언 거부를 놓고 "그간 최씨 측 입장을 보면 정유라씨와 배치되는 증언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위증 혐의를 받게 될 수 있고, 그렇다고 딸과 같은 얘기를 하면 뇌물 수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조선일보(7월 27일)

한편 조선일보는 재판 말미에 최씨는 다시 김 부장판사에게 "제가 몇 가지만 말해도 될까요"라며 발언권을 달라고 했으나 김 부장판사가 "증언을 모두 거부했으니 더 이상의 발언은 무의미하다. 듣지 않겠다"며 잘랐다고 전했다.

'모녀의 딜레마'를 헤쳐나가기 위해 증언을 거부하는 최씨와 재판부의 신경전 역시 만만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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