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과거 최태원 회장과 비슷한 이혼 케이스를 받아들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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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9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소장을 접수하고,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혼하지 않고 가정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과거 대법원의 판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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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논의는 이혼 조정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한다. 정식 재판을 거치지 않고 부부가 이혼 조정에서 협의해 조정 내용에 합의하면 그걸로 이혼은 확정이다.

그러나 노 관장의 입장이 명확한 만큼 이 경우엔 결국 이혼소송으로 갈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

법원에 가면 어떻게 될까? 최 회장은 이혼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이혼법제는 '유책주의'를 취하고 있다. 쉽게 얘기하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이혼청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KBS에 따르면 지난 2015년 9월 대법원은 한 이혼 청구 사건을 두고 전원합의체를 통해 이혼 사유에 대한 기존 판례인 이른바 ‘유책주의’를 변경할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1976년 결혼한 남편 A씨와 B씨가 3남매를 낳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던 중 남편 A씨가 1996년 다른 여성 C를 만나 1998년 C와의 사이에서 딸을 낳고 2000년에 집을 나와 C와 동거를 하다가 2011년 아내 B씨에게 이혼을 청구한 소송이었다.

유책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인 '파탄주의', 즉 이미 부부 사이가 파탄 난 이상 혼인 관계의 지속이 어려우니 유책배우자에게도 이혼청구를 허용하자는 입장을 받아들일지가 관건이었다.

이 사건을 두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7대6으로 A씨의 이혼 청구를 기각하며 '유책주의' 입장을 견지했다.

아래는 당시 전원합의체의 갈린 견해를 한겨레 21이 표로 정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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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에 따르면 당시 대법원은 “유책 배우자의 상대방을 보호할 입법적인 조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 단계에서 파탄주의를 취해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널리 인정할 경우 유책 배우자의 행복을 위해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희생되는 결과가 될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특히 최 회장의 경우 지난 2015년 12월 29일 세계일보를 통해 "결혼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 서로 공감하고 이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던 중에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다"며 "(회사와 가정의 일로) 본의 아니게 법적인 끝맺음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러던 중 수년 전 여름에 저와 그분과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어 이미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최 회장에게 있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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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책배우자가 이혼청구를 할 수 있는 예외가 있다. 아래는 대법원이 인정한 예외 조항이다.

①오로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이혼에 불응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로는 이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②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가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③세월의 경과에 따라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리갈인사이트(2015년 9월 16일)

최 회장의 경우 공개한 편지에서 "십 년이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냈"으며 "지금 오랜 시간 별거 중"이었다고 밝힌 점을 미루어 2번과 3번 예외 조항에 해당함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