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개정 협상에 정부가 역제안 한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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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os Barria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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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제안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위한 특별공동위원회 개최에 대해 정부가 3가지를 역으로 제안했다. 바로 개최 시기와 장소, 그리고 내용에 대한 이야기다.

1. 개최 장소를 서울로 하자

산업통산자원부가 7월24일 USTR에 보낸 서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에서 갖자고 요청한 장소에 대해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의 장소와 관련, 협정문상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보냈다.

공동위원회 운영을 다룬 한미 FTA 협정문 22.2조 4항 '나'는 "양 당사국이 달리 합의하지 아니하는 한 공동위원회는 다른 쪽(개최 요청을 받은 쪽) 당사국의 영역에서 개최되거나 양 당사국이 합의하는 장소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협정문에 따른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2. 개최 시기는 '통상교섭본부장' 임명 후로 하자

산업부는 개최 시기를 통상교섭본부 설치와 본부장 임명 등 조직개편이 완료된 이후에 가까운 적절한 시점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공동위 의장을 맡는 통상교섭본부장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동위를 개최하면 대표성을 갖추기가 어렵다는 이유다. 협정문은 어느 한 당사국의 요청 후 30일 이내에 특별회기를 열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양 당사국이 합의하는 경우 그 이후에도 개최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통상·무역업무를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임명되지 않아 미국 측의 특별공동위 개최 요구에 대한 회신을 장관 임명 후로 미룬 바 있다.

3. 한미FTA가 누구에게 유리한 협정인지 평가해보자

시기와 장소는 부차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결국 '개정 협상'을 요구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측에서는 한미FTA가 미국에 불리한 협정임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이번 답신에서 "한미 FTA 발효 이후의 효과에 대해 양측이 공동으로 객관적인 조사, 연구와 평가를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에 대해 논의하자"며 공세적인 자세를 취한 것이다.

미국이 이 같은 한국 정부 역제안에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실제 개정 협상에 들어갔을 때 한미FTA 발효 이후 무역 효과에 대한 양측의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하는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보낸 서신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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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하이저(Lighthizer) 무역대표님,

지난 7월 12일 대표님께서 제 전임자인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앞으로 보내주신 서한은 잘 받았습니다. 지난 6월말 문재인 대통령님의 방미기간 중 이루어진 첫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 정상이 상호간의 이해를 높이고 향후 양국간 경제 파트너십을 더욱확대 발전시키고자 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치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확신합니다.

우리 정부는 한미 FTA가 양국에서 각각 두 행정부에 걸친 집중적인 협상과정을 통해 이익균형을 달성한 결과물로서, 발효 이래 지난 5년간 양국간 교역, 투자, 고용 등에 있어 상호호혜적인 성과를 거두어 왔다고 평가합니다. 또한 한미 FTA는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효시킨 무역협정 중 가장 최신의 높은 수준의 무역협정으로서, 양국에 경제적인 혜택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同 지역에서 미국의 참여와 전략적 리더쉽을 강화하는 데도 크게 기여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우리 정부는 對한국 상품무역적자에 대한 미측의 우려를 알고 있으며, 양국 경제통상관계를 더욱 확대하고 균형된 방향 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건설적 논의를 해나갈 용의가 있습니다.

귀하가 서한에서 요청하신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개최와 관련, 우리 정부는 협정문에 정한 절차에 따라 개최하는 것에 동의함을 알려드립니다. 다만, 현재 우리부 내 통상조직 설치, 공동위원회의 한국측 공동의장인 통상교섭본부장 임명 등 우리 정부의 조직개편이 진행 중인 사실을 고려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조직개편 절차가 완료된 이후 가까운 적절한 시점에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개최할 것을 제안합니다.

또한, 한미 정상회담시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제안하신 바대로, 한국은 공동위원회에서의 논의를 위해서는 귀하의 서한에서 제기된 이슈들과 한미 FTA가 양국간 무역에 미친 전반적 영향에 대해 양국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한미 FTA 발효 이후의 효과에 대해 양측이 공동으로 객관적인 조사, 연구, 평가를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에 대해서 同 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합니다.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의 장소와 관련, 협정문상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구체적인 날짜, 의제 등 세부사항은 양국 정부 관계관간 협의를 통해 논의, 결정해 나가기를 제안합니다. 대한민국의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서 대표님과 무역대표부에 인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앞으로도 양국 정부가 긴밀히 협조해 나가기를 고대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백 운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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