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캠핑의자 표절한 대기업에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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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헬리녹스의 체어원, 엘에프(LF) 라푸마의 라이트 체어, 케이투(K2) 아이더의 엘리시움]

중소기업이 자사의 아이디어 상품을 베껴 판 대기업들을 고소해 승소했다.

아웃도어 용품 전문업체 헬리녹스는 엘에프(LF·옛 엘지패션)의 라푸마와 케이투(K2)의 아이더가 자사 캠핑의자 ‘체어원’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3월 엘에프와 케이투에 대해 “특허 발명의 구성 요소를 모두 갖춘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고, 이 같은 행위는 특허 발명에 관한 원고(헬리녹스)의 특허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엘에프는 1심 판결 내용을 받아들였고, 케이투는 항소해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헬리녹스가 문제삼은 것은 특허권을 갖고 있는 의자 구조다. 체어원은 의자 틀(프레임)을 쉽게 조립·해체할 수 있도록 특수한 장치를 쓰고 있는데, 엘에프와 케이투는 이를 거의 그대로 본떠 캠핑 의자를 만들어 팔았다.(위 사진 참조)

케이투는 문제가 된 제품 ‘엘리시움’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엘에프는 조립 방식을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꾸고, 디자인 등은 그대로 유지한 채 ‘라이트 체어’라는 같은 이름으로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 중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특허 분쟁에서 이기는 경우는 드물다. 이현재(자유한국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2009~2013년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낸 특허침해 본안 소송 20건 모두 중소기업이 패소했다. 더욱이 소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중소기업으로서는 부담이다. 헬리녹스 역시 소송 결과와 별개로 소송 비용 1억원과 1년여 시간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큰 손해라고 밝혔다.

라영환 헬리녹스 대표는 “중소기업이 특허권 침해 소송에서 승소한 경우가 거의 없다지만, 그나마 특허권 등록 등을 성실히 해서 이길 수 있었다”며 “대기업이 중소기업이 애써 만든 제품을 손쉽게 베껴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중소기업은 특허나 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