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의 파기환송심 마지막 날에 결정적 녹취록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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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재임 시절 국가정보기관이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온·오프라인 심리전에 나섰음을 뚜렷이 보여주는 녹취록이 우여곡절 끝에 원 전 원장의 파기환송심 재판 마지막날 전격 공개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대법원이 원 전 원장의 대선 개입 유죄 판결 근거가 된 주요 자료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은 바 있어, 이번 녹취록이 원 전 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가 될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김대웅)의 심리로 24일 열린 원 전 원장의 파기환송심 결심에서 검찰은 원 전 원장이 주재한 전부서장회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원 전 원장이 취임한 2009년 2월부터 2012년까지 주재한 전부서장회의 녹취록은 2013년 기소 직후 진행된 재판 과정에서 제출됐지만, 당시 국정원은 보안상 이유를 들어 주요 대목을 삭제하고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구성된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복구해 검찰에 전달한 것이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원 전 국장이 국정원에 적극적인 선거 개입을 요구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011년 11월18일 원 전 원장은 “교육감 선거도 분열 때문에 졌잖아요. 지금부터 대비해서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신경 쓰자. 지금은 현 정부 대 비정부의 싸움이거든. 12월달부터 예비등록 시작하지요? 지부장들은 현장에서 교통정리가 잘 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챙겨줘요”라고 말했다.

2009년 6월19일 회의에서 원 전 원장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11개월 남았는데 우리 지부에서 후보들 잘 검증해야 한다. 1995년 선거 때도 구청장 본인이 원해서 민자당 후보 나간 사람 없고 국정원에서 다 나가라 해서 한 거지”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여론전도 강조했다. 2011년 11월18일 원 전 원장은 “내년에 큰 선거가 두 개나 있는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선거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은 우리 원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각 부서장은 산하 관계단체를 만나 우리 우호 세력을 정확하게 알리란 말이야. 혹세무민하라는 게 아니고 정상화시키라는 얘기야. 그게 내가 볼 때는 오프라인 쪽에서 제일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원 전 원장은 온라인 대응에 대해서는 “에스엔에스(SNS)에서 말로 해가지고 그걸 누가 믿어? 예를 들어 국사편찬위원장 아니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명의로 사실이 아니면 아니다 딱 해서 그다음에 그 사람들이 하는 건 한계가 있으니 우리가 실어 날라주라 이거야”라고 지시했다.

2012년 4월20일 회의에서는 “현재도 하고 있지만 보다 더 강화돼야 한다. 심리전이라는 게 대북 심리전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에 대한 심리전이 꽤 중요해요”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녹취록 등을 보면 원 전 원장 등은 정보기관이 아니라 정권 또는 대통령 보좌 기관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게 명백히 드러났다. 국정원법과 선거법을 위반해 정치와 대선에 개입할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원 전 원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