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가 정부·여당이 추진할 '초대기업·초고소득자 증세'에 새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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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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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추진하기로 한 '초대기업·초고소득자 증세'를 뭐라고 불러야 좋을 것인지를 놓고 안팎에서 논의가 분분하다. 핀셋 증세? 슈퍼리치 증세? 표적 증세? 부자증세? 세발피 증세? 눈가웅 증세? 아니면, 세금폭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명예과세"다.

추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인세율을 높이고 소득세율도 올리는 방안을 제가 제시했는데,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 스스로 명예 지키고 사회적 책임을 지키는 '명예 과세'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는 조세정의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이번 (증세)제안이 반영돼 공평과세를 바라는 국민염원에 부응하기를 바란다.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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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추 대표는 "(증세 대상이 될) 5억 이상 버는 초고소득자는 전체 국민의 0.08%에 불과하다”며 “이를 두고 한국당이 ‘세금 폭탄’이라 하는 건 본질을 호도하는 나쁜 선동정치"라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사랑 과세', '존경 과세'를 언급했다. 증세의 취지와 효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초우량 대기업들이 세금을 조금 더 냄으로써 국민들로부터 기업들이 사랑받을 수 있다면 그런 측면에서 법인세 같은 경우 ‘사랑 과세’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의장은 또 “초고소득자가 과세구간 신설하면 그래봤자 실효세율 조금 더 내는거다. 이거야말로 ‘존경 과세’”라고 했다. (조선일보 7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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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문재인 정부의 증세, 이름을 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부와 여당이 증세의 '명칭'을 놓고 고심하는 건 참여정부의 교훈 때문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은 기존의 ‘부자 증세’에서 ‘상위 0.08% 슈퍼리치 증세’로 대상을 더 세분화하며 프레임 선점에 돌입했다. 서민과 일반 국민에게 부과하는 세금이 아니라는 점을 선명하게 부각시켰다. 타깃 최소화로 정책 지지층을 두텁게 하고, 저항세력은 분산하는 전략이다. 노무현정부의 종합부동산세 도입이 ‘세금폭탄’ 프레임으로 오도된 경험도 반면교사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일보 7월24일)

한편 자유한국당의 '세금폭탄' 주장과는 정반대로,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조세정책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대기업·초고소득자 증세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

공무원 확충, 아동수당 도입 등 주요 공약은 현 정부 임기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계속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나, 이에 대한 고려는 쏙 빠졌다. 결국 다음 정부는 현 정부가 늘려놓은 공공일자리·사회안전망을 줄이거나 공격적 세수 확충에 나서야 한다. 생색은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파급이 큰 증세 부담은 다음 정부가 안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이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에 대한 증세에 나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다. 여기서 걷히는 세수는 한 해 국세수입(약 250조원)의 2%가 안 된다. 다른 나라에 견줘 크게 낮은 중산층의 세 부담을 높이지 않는 이상 안정적인 복지 확충은 어렵다. 새 정부도 알지만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이다. (한겨레 7월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