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안 차려준다"며 아내 살해하려 한 남편에게 내려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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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ji Kot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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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머리를 둔기로 수차례 내리쳐 죽이려 한 남편에게 징역3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남편 최모(66)씨는 올해 3월 27일 자정께 경기도 화성시의 아파트에서 자고 있는 아내의 머리를 둔기로 수차례 내리쳐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23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아내는 남편을 피해 옆집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겨우 목숨을 건졌는데, 최씨는 범행의 이유로 아래와 같이 진술했다.

'외도 사실을 알아챈 아내가 밥을 차려주지 않고, 암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나를 무시한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아래와 같이 판결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한다.

"피고인이 도망치는 아내를 쫓아가 머리를 계속 때리는 등 범행 방법이 무자비하고, 이 때문에 다친 피해자가 피를 많이 흘려 사망할 위험도 컸다."

"피고인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이유로 배우자를 살해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범행이 다행히 미수에 그쳤고, 피해자가 입은 상처도 치료돼 현재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피해자가 완전히 피고인을 용서한 것은 아니지만 암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 피고인 상태를 걱정하면서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

지난달에도 서울 성북구에서 시아버지가 '밥을 차려주지 않는다'며 며느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밥을 차려주지 않았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헤어지자고 했다' 등 가해 남성들이 주로 하는 진술에 대해 아래와 같이 지적한다.

대부분의 가해자는 성별 고정관념에 입각해피해자가 '여성성의 수행'을 제대로 못 하거나, 자신을 (감히) 무시하거나 비난한 것에 대한 귀결인 마냥 범행을 진술합니다.


또한 지극히 계획적이고 선별적이며 상습적인 폭력행위를 '사랑'이나 '생활고'에 따른 것으로 범죄를 미화하거나 '홧김에',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한 행동으로 축소하려는 진술도 주요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현행 범죄 통계로는 피/가해자의 성별에 따른 살인범죄의 추이와 양상을 파악할 수 없고, '배우자'에 의한 폭력범죄는 별도로 집계조차 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국가 범죄 통계가 '가정폭력', '성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 등으로 호명되는 성별화된 폭력범죄의 실체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가의 젠더폭력 근절 정책이 협소하고 허술한 건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한국여성의전화 3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