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탁현민을 내치지 '않는'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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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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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거취 논란이 한달째 이어지고 있다. 그가 지난날 쓴 책에서 유흥업소에 대한 글들을 쓴 것이 뒤늦게 발견됐다.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기자회견도 열렸다. 평소 '소통'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이라면 사퇴를 종용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지 않았다. 대선 직후, '문고리 3인방'에까지 비교되며 '3철'들이 당선 이후 대통령 곁을 멀리한 것과 비교하면 탁현민 본인도 문 대통령도 물러섬이 없다.

1. 탁현민은 '노무현 바람'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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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씨가 지난 5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내용에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된 첫 계기는 2009년 서울 성공회대에서 열린 '노무현 추모 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로 술회했다. 당시 그는 공연의 전체적인 컨셉을 짜고, 기획해 성공적으로 콘서트를 마쳤다. 제작비도 없이 만들었다.

연출을 부탁받고 구상을 시작했던 때는 불과 공연을 열흘정도 남겨놓은 상태였다. 사실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나서부터, 공연을 생각했었지만 쉽사리 나서지 못했었다. 그를 위한 공연은 최상의 구성과 최고의 시스템으로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죽은 그를 위한 헌정공연은 당연히 그래야 마땅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많이 망설였었다. 단 1원도 마련되지 못한 제작비용과 학생들은 자신 하지만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이라는 곳이 확보하기 쉽지 않은 공간이라는 판단, 그리고 비루하지만 공연 연출가로서 앞으로 먹고살기 힘들어질 것이라는(보이지 않는)위협 때문이었다. (2009년 6월24일, 고재열의 독설닷컴)

2. '야인' 문재인을 '정치인' 문재인으로 브랜딩화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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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을 이틀 남겨둔 2012년 4월 9일 오후 부산대 앞에서 문재인 후보가 주진우 시사IN 기자(왼쪽부터),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문재인은 부산으로 내려갔다. 법무법인 부산을 운영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맡았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그의 담대한 모습에 감명받은 시민들의 정치권 러브콜이 이어졌지만 그는 사양했다. 그러던 중, 결국 정치를 하기로 결심하고 국회의원(부산 사상)에 당선된 2012년 4월. 그는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유력했던 박근혜 후보에 맞서기 위해서는 돌풍이 필요했다. 문재인의 책 '운명'의 원고를 받고 그는 전국 각지에서 북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정치 신인이었던 문 후보를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고, 단순한 정치인 아닌 스토리와 무게감 있는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3. '이슈화'가 필요한 약자들에게 자신을 '무료'로 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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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을 통틀어 내용에 대한 호불호와 내용적 논란은 시시때때로 있어왔지만, 이슈 파이팅을 해내며 계속해서 전진해나갔다. 이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까지 이어졌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기획해 당시 뉴스보다 더 인기있는 팟캐스트를 만들어냈다. 이런 팬덤을 업고 다시 오프라인으로 나가 두 차례에 걸치 '나꼼수 콘서트'를 만들었다. 'The 위대한 검찰콘서트', '언론 3사 파업콘서트' 등 진보 진영에서 사회현안을 둘러싼 공연이 필요할 때는 이제 '탁현민'을 찾게 됐다.

MBC 해직기자인 박성제 기자는 2012년 MBC 파업 당시 '무료'로 3차례 콘서트를 열어준 탁씨를 향해 "세상 모든 이들이 탁현민씨를 욕해도 MBC 노조와 해직언론인들은 그를 비난할 수 없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글을 썼다.

"2012년 우리는 MB의 낙하산 김재철 사장과 맞서 170일 동안 싸우면서 3차례의 대형 파업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장충체육관에서, 시청광장에서, 여의도광장에서. MBC 노조를 응원하는 시민 수천명이 모였던 3번의 콘서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하고 연출해 준 사람이 바로 탁현민입니다.

당시 그는 이미 4대강 반대공연, 노무현 추모공연, 쌍용자동차 노조 지지공연 등을 만들어 냈던 거리의 연출가였어요. 자연스럽게 우리도 그에게 연락해서 콘서트를 부탁하게 됐습니다. 탁현민씨는 그 공연들을 완벽하게 연출했을 뿐 아니라 나꼼수 멤버들, 김제동, 이은미 씨 등 시민들이 좋아하는 출연진의 섭외까지 도맡아 줬습니다.

그러면서도 공연 스탭들 인건비 외에는 본인의 연출료나 수고비를 단 한 푼도 받지 않았죠. 저는 그가 지금 받고 있는 비판과 요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거나 옹호할 생각이 없습니다. 다만 제 기억에 남아있는 5년 전의 탁현민은 최고의 공연 연출가이자 동시에 뜨거운 가슴과 정의감을 간직한 동지입니다... "

이처럼 박 기자가 탁 씨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건 무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져다줬기 때문이다. 당시 노조의 집회라고 하는 것은 노조 수뇌부들의 발언과 촛불행진, 가수들의 공연으로 매번 비슷한 내용의 집회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신선함에 목말라 하던 진보진영에 탁현민은 신선한 바람이었다.

4. 문재인과 27일간 '히말라야'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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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은 패배했다. 부인 김정숙 여사는 '펑펑' 울었다.

"대선 패배 다음 날 눈이 많이 왔다. 남편과 눈을 치우면서 우리를 지지해준 분들의 아픈 마음을 조금이라도 거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때 처음으로 많이 울었다"

다시 재기하기 힘들정도로 아파했을 때 그는 히말라야 트래킹을 떠났다. 그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비서관과 탁현민 씨 두 사람이었다. 문 대통령은 존칭을 주로 쓰는데 허물없이 '반말'을 하는 몇 안되는 존재로 양 전 비서관을 꼽는다. 문 대통령과
탁 씨를 이어준 사람이 바로 양 전 비서관이다. 세 사람이 함께 있을 때 사적인 대화까지 스스럼 없게 나눌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있다.

“누군가 27일간 밥 같이 먹고, 잠 같이 자면서 여행을 같이 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낙선 후 히말라야를 찾았을 때, 양정철과 탁현민 둘을 데리고 갔다. 좌정철, 우현민이었던 거다. 문재인 대통령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입속의 혀와 같은 존재가 바로 탁현민이다.” (조선일보, 7월18일)

5. 문재인의 측근들은 모두 탁현민을 완벽하게 엄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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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비서관 출신으로 현재 민주당 국회의원인 김경수 의원은 "내가 탁현민을 정치로 끌어들였다. 그의 어린 시절 과오를 용서해달라"고 했다.

"대선 끝나고 청와대에 들어와 도와달라고 여러 사람들이 탁 교수에게 부탁했다. 저도 그중의 한 명이다. 제주에 피신(?)까지 하면서 이제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그에게, ‘당선만 시켰다고 끝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들이댔다. 참여정부 당시 ‘경호상의 이유’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이 국민들께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아쉬움이 늘 회한처럼 가슴 한구석에 응어리로 남아 있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참여정부 5년 내내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하면서 느꼈던 안타까움을 그대로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봉하마을에 귀향해서 국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보여주신 노무현 대통령의 행복한 모습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 계실 때에도 경험하게 해드릴 수는 없을까. 그런 일을 해내는 데 탁 교수가 가장 적임일 거라고 저는 판단했고,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추천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의 남편 조기영 시인도 지난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이상한 아픔들을 발행하고 당신들은 어디로 가시렵니까’라는 제목의 긴 글을 남겼다. 조 시인은 글에서 2010년 고민정 부대변인이 사회를 본 행사를 연출한 인연으로 탁 선임행정관을 처음 만나게 된 인연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내의 문재인 캠프 참여라는 낯설고도 당황스런 국면에서 제안을 한 탁현민은 문재인 후보를 만나기 전에도, 만난 후에도 여러 차례 ‘언제 어디서든 결정을 번복해도 된다고. 그래도 된다고. 괜찮다’고 계속 되새겨주던 그가 나는 몰래 든든했다.

그는 페미니즘 운동에 대해서도 이후의 잣대로 이전의 허물을 탓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표했다.

"어떤 계기로 여성 문제에 눈을 뜨고, ‘쎈 언니들’ 생각에 동조하며 행동하고 있는 현재의 남성을 두고 과거 잘못을 들어 현재의 그들을 비판하려 든다면 이미 ‘변화해 있는’ 남성들은 일정 부분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의 행동들이 위법이라면 법에 따라 당연히 처벌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위법이 아닌 관습과 낡은 관행과 습관적 나태로부터 변모한, 적어도 변모하려 노력하고 있는 자신을 과거의 모습을 들어 비판하려 든다면 ‘내가 이러려고 여성주의로 돌아섰나’하는 본전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 밖에도 원외 친문 인사로 꼽히는 안도현 우석대학교 교수 역시 김경수 의원이 탁현민 행정관 옹호 글을 올린 그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탁현민을 더 이상 때리지 말라"며 "문재인 정부의 여러 행사들이 국민 곁으로 바짝 다가간 것은 탁현민이 있어서다"라고 말했다. 안도현 교수는 이번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아마도 문 대통령은 탁현민 씨를 내치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내려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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