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가 대기업의 '갑질'을 비판하면서 더 작은 업체에 '갑질'하는 중소기업에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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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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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원장이 하도급법 위반사업자의 80%가 중소기업이라며 중소기업 스스로 ‘갑질’을 하면서 대기업의 갑질을 비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과 관련해 중소기업의 책임을 강조한 것은 처음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13일 오전 10시 서울 남대문 대한상의회관에서 중소기업중앙회·중견기업연합회·소상공인연합회 등 중소·중견기업 경제단체 3곳의 회장단과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하도급법을 위반해 제재를 받은 사업자의 약 79%가 중소사업자이고, 공정거래법·가맹사업법 위반사업자의 상당수도 중소기업인”이라며 “중소사업자들이 더 작은 영세사업자에 불공정행위를 하면서 정부에 대기업의 갑질로부터 무조건적인 보호를 요청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중소·중견기업 경제단체는 회원 기업의 권익 증진과 함께 회원사 스스로 법을 준수하고 모범적 경영 관행을 실천하도록 하는 자율규제기구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이런 역할을 잘 수행해 왔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위원장은 “중소·중견기업 단체들이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회원 기업들을 대상으로 윤리규범 제정, 법 위반 예방교육 실시, 법 위반 회원 기업 자체 징계조처 등의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사업자단체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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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중소·중견기업 경제단체들은 문재인 정부가 대기업 갑질 근절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에 맞춰 중소기업에 대한 보다 강력한 보호와 지원을 요청할 생각이었는데, 김상조 위원장이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중소·중견기업의 책임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진 셈이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을의 눈물’ 닦아주기가 공정위의 시대적 과제라는 점을 함께 강조했다. 그는 “공정위가 그동안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의 권익 제고를 위해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고 반성하면서, “중소사업자들의 지위와 협상력을 높여 대기업과 대등하게 거래단가와 조건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기업과 중소사업자들이 윈윈하는 상생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최우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납품단가가 공정하게 결정되어 중소사업자들이 자신의 노력을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노무비가 변동되는 경우 납품단가 조정신청 및 협의 대상에 포함하고, 부당 단가인하 및 교섭력 약화의 원인이 되는 전속거래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법 위반에 대해 엄중히 제재하겠다”면서 “과거와 같은 솜방망이 제재라는 공정위의 이미지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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