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스마트폰이 '조기 사망'하는 이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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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HONE BATTERY
Edgar Su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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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아무개(32)씨는 두달 전 아이폰6 배터리를 5만원 주고 바꿨다. 2년간 사용한 아이폰6는 몇달 전부터 충전 뒤 사용시간이 급속히 줄었다. 배터리 일체형인 아이폰6는 사용자가 직접 배터리를 갈 수 없어, 홍씨는 공식 서비스 센터(10만9000원)보다 저렴한 사설 수리업체를 찾았다. 그는 “스마트폰을 굳이 바꾸고 싶지 않아서 배터리 교체를 택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정보기술(IT)기기 생산을 요구’하는 행사를 열었다. 그린피스는 전자업체들이 과도하게 신제품을 출시하고, 수리 및 업그레이드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기기를 자주 교체하도록 하는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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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스마트폰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기기를 자주 바꾸면서 매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자료를 보면, 애플은 올해 1분기 스마트폰에서 거둔 영업이익이 101억8300만달러(약 11조7천억원)로 추정됐다. 영업이익률이 30.7%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1분기 스마트폰 영업이익은 15억7700만달러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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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는 최근 분해 수리전문업체 아이픽스잇과 함께 지난 2년 동안 판매된 가장 인기있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등 44개 제품을 뜯어보고 평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린피스는 과도한 소비와 자원 낭비가 제조사들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44개 제품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액정화면과 배터리를 교체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제조사가 당신의 스마트폰을 조기 사망시키는 방법’을 다섯가지로 유형화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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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의도적으로 수리 및 관리가 어렵게 만들어졌다. 메모리를 교체하거나 하드 드라이브를 업그레이드하는 게 예전보다 쉽지 않고, 이는 부품을 아예 보드 위에 납땜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린피스는 “삼성과 엘지의 최신 스마트폰 일부와 애플의 노트북이 모두 이런 식”이라고 평했다.

둘째, 스마트폰이 점점 파손되기 쉽게 만들어졌다. 그린피스는 “전자업체들이 수년 동안 강화유리를 도입했지만 액정 파손은 여전하다”며 “파손의 주된 이유는 유리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소재기업 코닝은 “광학적 선명도와 우수한 터치 민감도 등의 고유한 특성을 지닌 유리는 모바일 기기의 커버 소재로 쓰기에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이라고 반박했다.

셋째, 배터리 교체가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70%는 과도한 접착제 사용이나 디자인 문제로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웠다고 했다. 그린피스는 단종된 갤럭시노트7을 예로 들며 “만약 배터리만 쉽게 교체할 수 있었다면 수백만대의 기기를 회수하지 않아도 됐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스스로 고칠 수 있는 기기가 매우 드문 것’과 ‘수리설명서와 교체용 부품은 거의 제공되지 않는 것’ 역시 스마트폰을 조기에 바꿀 수 밖에 없도록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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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엘지(LG)전자 G4와 G5는 배터리 교체가 쉽도록 디자인돼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삼성전자 갤럭시 S7과 S8은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그린피스는 “최신 모델일수록 수리가 어려워진 것을 확인했다. 엘지 G6나 삼성 갤럭시 S8의 경우 이전 모델보다도 수리가 특히 까다로워졌다”고 했다.

개리 쿡 그린피스 아이티분야 선임분석가는 “이번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애플, 삼성, 마이크로소프트는 제품을 디자인할 때 수리 편의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 (모듈형 스마트폰을 출시했던) 엘지는 한때 선도적이었으나 최신 모델에서 후퇴했다. 환경을 생각한 혁신적 디자인을 되살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