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수지 적자가 22개월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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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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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탓에 5월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22개월 만에 최대치로 불어났다. 5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0년 이후 적자폭이 가장 크다. 다만 경상수지는 수출입이 모두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호황형 흑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5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여행수지는 13억6천만달러 적자였다. 한 달 전(-12억4천만달러)에 견주면 1억달러 남짓 적자 규모가 불어났고 1년 전에 견주면 적자폭이 5배나 더 크다. 5월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2015년 7월(-14억7천만달러)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폭이기도 하다. 여행수지는 국내인(거주 지역 기준)이 해외 여행에서 쓴 돈에서 국외 거주자가 국내 여행을 하면서 쓴 돈을 뺀 금액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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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지가 악화된 이유는 국내 여행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출입국 자료를 보면, 출국자 수는 지난해 5월 166만명에서 올해 5월 200만명으로 1년 새 21%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입국자 수는 149만명에서 98만명으로 34.5%나 줄었다. 특히 중국인 입국자 수는 같은 기간 64.1%(71만→25만명)나 급감했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해외 출국자 수가 늘고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이 1년새 크게 커졌다”고 풀이했다.

다만 여행수지를 포함한 5월 경상수지 흑자(59억4천만달러)는 한 해 전보다 그 규모가 43.4%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상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호황형 흑자’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경상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경상수지는 2013~2016년 월평균 80억달러 안팎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2013년 하반기~2016년 상반기까지는 수출입이 모두 줄어들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 성격이 짙었다. 수출과 수입(통관기준) 모두 7개월 연속 증가세(전년동월대비·금액기준)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기계류·정밀기기와 같은 자본재 수입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삼성전자 등 국내 주력 수출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확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쪽에 투자가 늘면, 설비 구축에 필요한 장비 수입액도 증가한다. 이런 업종은 장비 국산화 수준이 낮다. 이 관계자는 “기계류 수입액은 경기 선행지수를 구성하는 지표이다. 경기 확장 국면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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