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자의 최신 트렌드 '나 홀로 여행'이 인기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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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정민(37)씨는 지난 3월 4박5일 일정으로 혼자 홍콩 여행을 떠났다. 김씨는 8인실 도미토리룸에 머물며 미국, 필리핀, 호주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어울렸고, 홍콩 도심 축제에도 참여했다.

김씨는 “결혼한 뒤에는 회사 안에서도 구성원 중의 한 명으로 지내고, 집에 와서도 누군가의 배우자로 살게 됐다. 혼자 여행을 가면 ‘누군가의 아내’ 같은 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지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결혼 5년 차인 김씨는 결혼 뒤 10차례 넘게 홀로 여행을 했다. 이번 여름에도 혼자 국내여행을 즐길 예정이다.

결혼 6년 차인 직장인 이아무개(39)씨도 아내와 번갈아 ‘나 홀로 휴가’를 즐긴다. 특히 2014년 첫 아이가 태어난 뒤부터는 1주일 정도의 긴 여름휴가는 셋이 함께, 3박4일 정도의 짧은 여행은 각자 즐기고 있다. 한명이 육아를 전담하고 나머지 한명이라도 제대로 쉬자는 뜻에서다. 2014년 첫 홀로 여행에 이어 지난해엔 3박4일간 제주도를 다녀왔다.

이씨의 부인도 매년 3박4일 정도 혼자 또는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온다. 이씨는 “아이와 함께 보내는 휴가도 좋지만, 혼자 쉬는 시간이 절실하다. 처음엔 둘 다 ‘따로 보내는 휴가’가 어색했지만 이제 적응이 됐다”며 “주변 젊은 부부 중에는 휴가 때 여행은 함께 가되, 여행지에서 이틀 정도는 번갈아 육아를 맡으며 따로 움직이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혼자 있고 싶다’, ‘육아에서 벗어나고 싶다’ 등의 이유로 ‘나 홀로 여행’을 떠나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육아 정보 커뮤니티 ‘맘스홀릭’ 등에는 부부 중 홀로 여행을 고민하고 있거나, 배우자에게 혼자 여행을 다녀오라고 독려하는 글이 다수 올라온다. ‘시댁이 아이를 맡아줘서 혼자 여행을 간다’, ‘육아와 살림은 내가 할 테니, 아내에게 3일 동안 여행을 다녀오라고 했다’는 식이다.

인천 서구에 사는 황아무개(37)씨 역시 지난달 일본 도쿄로 결혼 8년 만에 첫 홀로 여행을 떠났다. 황씨는 “아무리 남편이라도 여행에 동행자가 있으면 흥미없는 일정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혼자 여행을 가면 시간을 헛되게 쓸 일도 없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한국관광공사가 공개한 ‘2016 아웃바운드 현황 및 트렌드 전망 조사 보고서’를 보면, 2016년 해외여행을 했거나 계획이 있는 만 18살 이상 성인 남녀 1075명 중 혼자 여행을 떠난 비율은 14.4%로 2015년 11.0%보다 늘었다. 반면 ‘배우자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는 비율은 2015년 48.4%에서 2016년 42.6%로, ‘자녀와 함께 떠났다’는 2015년 27.1%에서 2016년 24.7%로 줄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부부가 각자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은 그만큼 직장, 육아 등의 일상생활이나 인간관계가 복잡하고 힘들다는 의미”라며 “최근 트렌드인 ‘욜로’(‘한 번뿐인 인생’ 당장 자신의 행복을 찾아 누리자는 뜻의 신조어)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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