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의료 방조'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이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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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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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의료 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에게 징역 1년이 선고됐다. 법원은 이 전 행정관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지나쳐 최순실씨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및 청와대에서의 비선진료 등의 사태를 초래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김선일)는 28일 면허가 없는 기치료·주사 아줌마 등을 정식 출입절차를 거치지 않고 청와대로 데려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치료하게 한 혐의(의료법 위반 방조) 등으로 기소된 이 전 경호관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충성심은 국민을 향한 것이어야 함에도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의 그릇된 일탈을 향하여 그 충성심을 다함으로써 결국 국민을 배신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주사·기치료 아줌마 등 속칭 비선 의료인들을 청와대에 출입시켜 대통령에 대한 무면허 의료행위 하도록 한 것은 자칫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대통령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전 경호관은 2013년 3월부터 청와대 행정관·경호관으로 일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사생활과 관련된 ‘비공식 업무’를 담당했다. 최순실씨가 소개한 무면허 의료인들은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한 뒤에도 2016년 9월께까지 수십회에 걸쳐 이 전 경호관의 안내를 받아 청와대 관저를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재판부는 “휴대전화에 주사 아줌마, 기치료 아줌마 등으로 저장돼있고 청와대 밖에서 만나 관저로 데려다주고 돌려보내면서 수고비를 건넨 피고인이 이들이 대통령에게 (의료) 관련 일을 했을 것이라고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인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청와대를 비교적 간단한 절차만으로 출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의료법 위반 행위를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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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 전 경호관이 지난 1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씨를 의상실에서 처음 봤다”, “대통령께서 의상대금을 주셨다”, “(정호성·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이 차명폰을 썼는지는) 잘 모르겠다” 등 허위 진술을 한 혐의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허위 증언해 자칫 탄핵심판청구 사건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 탄핵심판 증인 중 위증죄가 인정된 경우는 이 전 경호관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옷값을 냈다는 이 전 경호관과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상 제작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일관되게 법정에서 대통령이나 피고인으로부터 의상 제작비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검찰 첫 조사에서는 최씨 등에게 옷값을 지급한 적이 없다고 하다가, 최씨의 의상대금 지급이 문제될 것이라고 생각하자 대통령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술을 번복했다”고 판단했다.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옷값을 대신 내주고, 박 전 대통령이 최씨에게 이권을 챙겨줬다면 뇌물죄 중 하나인 수뢰 후 부정처사(형법 제131조)에 해당될 수 있다.

이 전 경호관이 2012년 대선 이전에 최씨를 이미 알고 있었고, 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의 차명폰 사용을 알고 있었다고도 재판부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도·감청 위험 방지를 위해 별도의 업무용 폰이 제공되고 있고 차명폰을 사용할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차명폰을 개통해 지급한 사람으로서 무엇을 숨기기 위해 차명폰을 사용했는지 충분히 알 만한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 전 경호관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에게 차명폰 52대를 개통해 전달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농단 국정조사에 출석하지 않은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유죄로 인정됐다.

이날 법정 구속된 이 전 경호관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힘내세요! 판사님 박근혜가 그렇게 밉습니까”, “이게 나라냐”, “개법이다”라며 소리를 지르다 법정 경위의 제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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