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성소수자 군인 색출수사' 인권침해 여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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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rocker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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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육군이 성소수자 군인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저질렀다’는 진정을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25일 “지난 4월25일 군인권센터가 이런 내용의 진정을 접수했고 지난달말부터 조사를 시작했다”며 “지난달 육군보통군사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성소수자 장교 뿐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른 성소수자 군인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도 여러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있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조사결과는 이르면 오는 9월께 발표할 예정이다.

인권위는 육군 수사 당시 군 수사관이 일반 사병들이 오가는 곳에서 성소수자 장교에게 ‘항문성교는 몇번 했나’, ‘남자 역할을 했느냐’, ‘하면서 좋았느냐’ 등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질문을 하고, 압수수색 영장 없이 휴대폰을 가져가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했다는 등의 진정 내용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인권위는 1) 군 수사관이 성소수자 군인을 부대에 아웃팅(성소수자라는 사실을 본인 동의없이 제3자에게 공개하는 것)했는지 2) '부모에게 알리겠다'며 성소수자 군인에게 수사협조를 요구했는지 3) 언론 브리핑 당시 개인정보를 필요 이상 공개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지난 4월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의 지시에 따라 육군이 조직적으로 성소수자 군인 색출용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폭로했다. 육군본부는 “현역 군인이 SNS에 동성 군인과 성관계하는 동영상을 게재한 것을 인지하고 법적 절차를 준수해 수사 중”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군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른 성소수자 군인 수십여명은 ‘성행위 동영상’과 무관한 인물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형법 제92조의6은 “(군인·군무원·사관생도 등을 대상으로) 항문성교나 그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합의에 의한 동성간 성관계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대해 인권위는 2006년부터 폐지 또는 개정을 권고해왔다.

인권위는 미군의 성소수자 정책도 함께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2011년 7월부터 성소수자 군인에 대한 차별 정책을 완전히 폐지했다. 이후 성소수자 군인이 커밍아웃(스스로 성소수자임을 밝히는 것) 하더라도 전역시키지 않는다.

태미 스미스 주한 미8군 부사령관은 대표적인 미군의 성소수자 간부다. 인권위가 이번 진정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군의 성소수자 정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낼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정부 각 부처에 인권위 권고 수용률을 높이라고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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