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해 사건의 A양과 B양 간 문자가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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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초등생 유괴·살해' 사건의 두 피고인이 경찰 조사 당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대화를 나눈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공개됐다.

barack obama
A양(좌)과 B양.

초등생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양(16·구속기소)과 사체유기 공범으로 지목된 B양(18·구속기소)의 대화를 담은 증거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허준서) 심리로 23일 열린 B양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B양 변호인은 "범행 당일 A양으로부터 건네받은 사체 일부를 모형으로 알았다"며 "이것을 그냥 버리면 환경미화원이 놀랄 것 같아 가위로 잘라 버렸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담긴 내용과 같은 주장이다.

B양 변호인은 A양과 B양이 살해된 C양(8)의 사체 일부를 주고받는 과정이 이들만의 역할놀이였고, B양은 사건 발생 전은 물론 그 이후에도 A양이 C양을 살해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이 주장은 B양에게 적용된 살인방조 혐의를 전면 부정하는 것은 물론, 사체유기 혐의에도 고의가 없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변호인 발언 직후 검찰이 공개한 A양과 B양의 문자메시지 내용은 이를 반박하고 있다.

A양과 B양은 경찰 조사 전 카카오톡·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나눈 대화 내용을 모두 지웠다.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A양은 범행 이튿날인 지난 3월 30일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이 공개한 문자메시지에는 경찰이 어떤 내용을 조사하는지, 자신도 공범으로 지목되지 않을지에 대한 B양의 질문이 담겨 있다.

B양은 문자를 통해 "미안하고 이기적인 얘기지만 내가 얽힐 일은 없나요? 부탁해요"라고 물었다.

A양은 "(얽히는 일이) 없도록 할게. 장담은 못하겠지만 같이 엮이진 않을 듯"이라고 답하며 "일단은 내 정신 문제라고, 그 서술하고 있어"라고 말했다.

B양은 "핸드폰 조사는 안 하던가요"라고 또 물었고 A양은 "응"이라고 짧게 답했다.

B양은 문자 말미에 "나중에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릴게. 못 본다니 아쉬울 것 같다"라고도 했다.

문자대로라면 본인 입장에서는 '역할놀이'에 불과했다는 B양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B양은 A양의 살인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해왔지만, 경찰의 조사 내용부터 자신의 안위까지 걱정하는 모습은 주장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이에 대해 B양 변호인은 "오늘은 결심공판이고 증거 채택도 마무리된 상태"라며 검찰이 공개한 문자메시지의 증거 채택을 반대했다.

검찰과 변호인은 증거 채택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지만, 재판부는 A양과 B양이 주고받은 문자를 증거로 채택했다.

A양은 지난 3월29일 오후 12시47분께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 C양을 유인해 공원 인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해하고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지난 3월 말 구속됐다.

B양도 범행 당일 오후 5시44분께 서울의 한 전철역에서 A양을 만나 살해된 C양의 사체 일부를 건네받은 혐의로 지난 4월 13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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