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이 "삼성은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나" 분노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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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에서 참고인 조사 받으면서 검찰의 질문에 사실대로 진술하고 증인이 진술한 대로 조서에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한 후 서명날인 하셨죠? (박영수 특별검사팀 김영철 검사)”


“죄송합니다. 증언을 거부하겠습니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 사장·전 대한승마협회장)”


“증인은 2014년 12월경부터 삼성전자 대외협력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2015년 3월경 대한승마협회 회장으로 취임했죠?”


증언을 거부합니다.


“1월9일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하지 않았죠?”


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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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전 사장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의 심리로 19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 뇌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 전 사장은 모든 증언을 거부했다. 박 전 사장의 증언 거부로 증인신문은 22분여만에 끝났다. 박 전 사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전 사장은 삼성 뇌물 사건의 피고인이자 핵심 관계자이지만 지난 19일 유죄 판결과 관련이 있고 위증으로 고소될 가능성 등이 있다며 증언 거부 사유 소명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따라 증인 본인이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을 사실이 알려질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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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증인신문에 앞서 “증언 거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시한 삼성 그룹 차원의 결정”이라며 삼성 쪽의 재판 비협조를 비판했다. 장성욱 특검보는 증인신문에 앞서 “박 전 사장은 이 사건의 핵심적인 증인인데, 증언 거부는 매우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라며 “박 전 사장의 증언 거부는 사법제도 자체를 무시하는 삼성 그룹 관계자들의 오만한 태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 측 변호인들은 위증죄로 추가 기소될 것에 대한 두려움과 총수에게 불리한 증언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증언 거부하겠다고 밝혀왔다”며 “박근혜·최순실 피고인 반대신문 받지 않음으로 피고인과 이재용 부회장의 진술이 상반되는 점을 부각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장 특검보는 덧붙였다.

특검은 앞서 최순실씨의 삼성 뇌물 재판에서 삼성 관계자들의 증인신문이 예정됐으나 출장 등을 이유로 연기된 사례도 지적했다. 임대기 제일기획 대표이사는 5월2일, 5월23일, 오는 20일 증인신문을 예정했다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장 특검보는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김완표 전 미래전략실 전무, 이영국 전 삼성전자 상무 등 삼성 그룹 관계자들이 해외 출장 사유로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런 태도는 삼성 관계자들이 우리는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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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관계자들의 증언 거부가 예상되자 특검 쪽은 오는 26일 증인신문이 예정된 장충기 전 미전실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도 증언 거부가 예상되는 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증인신문을 먼저 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1주일 전에 갑자기 계획을 변경해 이 부회장의 증인신문을 하면 변호인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 같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