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출신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인용한 시는 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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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네가 모든 걸 잃었고 모두가 너를 비난할 때
너 자신이 머리를 똑바로 쳐들 수 있다면,
만일 모든 사람이 너를 의심할 때
너 자신은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다면,

만일 네가 기다릴 수 있고
또한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 수 있다면,
거짓이 들리더라도 거짓과 타협하지 않으며
미움을 받더라도 그 미움에 지지 않을 수 있다면,
(...중략)
그렇다면 세상은 너의 것이며 너는 비로소 한 사람의 어른이 되는 것이다.'


시인 출신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9일 세종시 문체부 청사 강당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러디어드 키플링의 '만일' 이라는 시를 인용하며 앞으로 강력한 부처 쇄신을 예고했다.

도 장관은 취임사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키겠다"며 "문체부 직원 여러분도 그런 행정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재정지원에서 배제하고 사회적으로 배제하는 일(블랙리스트)을 했던 분들에게는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아울러 "국정 농단에 관여한 문화행정에도 책임을 묻겠다"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인데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정을 했다면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조직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쇄신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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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9일 정부세종청사 문체부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도 장관은 문체부에 연극, 문학, 창작음악 등 문화예술 활성화 방안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더 나은 계획을 만들자고 할 것"이라며 "또 국민들이 쉼표가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오라고 명령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명령을 내리지 않겠다. 대한민국을 살리는 명령을 내리겠다. 여러분들이 있는 자리가 다시 기쁨의 자리, 자랑의 자리가 되게 하겠다"며 "여러분 내면의 들어 있는 생명력과 생동하는 힘이 푸르게 분출하는 문체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문체부 직원들에게 "여러분 안에 들어 있는 빛나는 능력과 지혜를 다시 발견하시기 바란다"며 "제가 하는 일은 여러분 안에 들어 있는 영혼의 촛불이 밝고 환하게 드러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드리는 일이다.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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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9일 정부세종청사 문체부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앞서 감사원은 지난 13일 '블랙리스트'를 비롯해 '문화창조융합벨트'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 벌어진 최근 3개년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모두 19명의 문체부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이 징계 대상에는 국·실장급 공무원도 모두 6명이나 포함돼 있어 도 장관이 업무 파악이 끝나는 대로 문체부에 대대적인 인사 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체부 한 관계자는 "아무리 전 정권의 지시였다고 해도 문체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 않겠느냐"며 "이미 감사원 감사 결과도 있고 해서 부처 구성원 대부분이 담담하게 (문책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문체부 다른 관계자는 "경징계인 견책이나 감봉을 받더라도 공무원은 앞으로 승진이나 보직에서 큰 불이익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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