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원전이 드디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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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40년의 가동을 멈추고 18일 자정(19일 0시)를 기해 영구 정지된다.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발전소 전원공급을 끊는 '계통분리' 작업을 시작으로 18일 자정까지 안정적으로 발전기를 멈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300도에 달하는 원자로의 온도를 오늘(18일) 자정까지 냉각제를 이용해 90도까지 내린다"며 "원자로의 온도가 90여까지 내려가면 원자로는 '영구정지' 판정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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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1호기의 역사: 전력난 타개 위해 1971년 착공되다

고리 1호기는 1977년 6월19일부터 발전을 시작, 40년간 전력 생산을 해온 국내 첫 원전이다.


1960년대 심각했던 전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만든 '원자력발전추진계획안'에 따라 부산 기장군에 부지를 마련하고 1969년 미국의 민간 원전회사인 웨스팅하우스에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모든 공정을 맡겨 1971년에 착공했다.


원전 도입 과정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심각한 전력난으로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이 시급했고, 대체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이 가장 각광을 받았다. 안전성 문제는 에너지원 개발 이슈에 밀린 측면이 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비(429억원)의 3배가 넘는 1560억원이 투자돼 당시로선 '단군 이래 최대사업'으로 전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고리 1호기의 총 설비용량은 58만㎾로 당시 국내 총 설비용량(184만㎾)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컸다. 발전단가도 ㎾h당 9.21원로 화력발전 발전단가(16원)에 비해 42% 저렴해 경제적 이득이 상당했다.


지난 2007년 고리1호기는 30년의 설계수명을 다해 운영기한이 만료됐으나 운영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제출한 수명연장 신청을 정부가 받아들이면서 10년 수명이 늘어 총 40년간 전기를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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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협의회 주민들이 15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고리원전 5, 6호기 건설 중단 방침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앞으로의 절차

고리1호기가 가동을 완전히 멈추면 원자로 안에 들어있는 사용후핵연료는 냉각 작업을 거쳐 전량 임시 저장조로 이동한다. 이 냉각과 반출은 최소 5년이 걸리는 장기 작업이다.


본격적인 해체 작업은 5년 뒤인 2022년부터 시작된다. 해체계획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고 방사성물질 제염과 구조물 철거, 부지 복원 등의 과정을 거치는데 최소 15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체에 필요한 예상 사업비는 약 1조원이지만 해체기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사업비는 방사성폐기물관리법에 따라 2년마다 재산정된다.


해체 과정에서 최대 난제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다. 방사능 오염도에 따라 중·저준위 폐기물은 경주방폐장으로 보내면 되지만 방사능 농도가 높은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는 현재 처리할 방법이 없다.


정부는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 부지를 2028년까지 결정하고 2053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부지 결정 과정 역시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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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 건설된 고리원전 1~4호기. 한국의 동해안은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지대로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1호 원전’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는 우리나라 원전 정책에도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신규 원전 전면 중단 및 건설계획 백지화 △수명이 다한 원전 즉각 폐쇄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중단 및 월성 1호기 폐쇄 △탈핵에너지 전환 로드맵 수립을 공약했다. 고리 1호기 퇴역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탈핵탈·탈원전 에너지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한겨레 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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