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자사고 폐지 움직임에 교육계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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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이 경기교육청에 이어 특목고(외고·국제고)와 자사고 폐지 움직임을 보이자 교육계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반대 측은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 선택권을 박탈하는 조치라고 주장하는 반면 찬성 측은 특목·자사고의 우수학생 독점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공약 중 하나인 자사고와 특목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 찬반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문 대통령 공약의 취지는 자사고와 특목고가 '입시예비고'로 전락해 초·중학생들의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 이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M사립 일반고 교장은 "외고와 자사고, 국제고가 대학에 가기 유리하다는 인식 속에 초·중학생들이 이 학교를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결국 이들 학교가 사교육 유발 요인이 되고 있어 폐지해야 한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 교장은 "현 고교입시는 전기고와 후기고로 나눠 실시하는데 전기고인 자사고와 특목고가 일반고보다 학생을 먼저 선발한다"며 "자사고와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면 이들 학교의 우수학생 독점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사고의 경우 다른 특목고와 달리 뚜렷한 설립목적을 알 수 없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전 I사립 일반고 교장은 "자사고의 경우 학생 개인의 능력이 아닌 부모의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 입학 가능여부가 결정된다"며 "과학인재 육성 등 특별한 설립취지가 있는 학교도 아니기 때문에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자사고와 특목고의 폐지로 학생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Y사립 일반고 교장은 "학생 나이만 같다고 똑같은 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학습능력에 따라 교육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며 "자사고와 특목고를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은 수준별 학습을 막는 조치로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 모두 피해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장은 자사고와 특목고를 사교육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Y고 교장은 "자사고와 특목고에 가길 원하는 학생들은 일반고보다 수준 높은 교육을 기대한다"며 "결국 일반고에서 학생들이 만족스러운 교육을 해주지 못하는 한 사교육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고와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강남 등 명문학군 쏠림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서울대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일반고 30곳의 평균 합격자수는 13명이다. 전국 36개 지역단위 선발 자사고 중 서울대 합격자를 13명 이상 배출한 학교는 7곳에 불과하며, 이 7곳 중 6곳의 학교가 '교육특구'로 불리는 강남구, 양천구, 서초구 소재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그동안 학생 선호가 높았던 명문 일반고가 자사고로 전환된 후 다시 일반고로 전환되는 셈"이라며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할 경우 상위권 일반고가 소재한 강남 등 지역의 일반고 강세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