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야도 아닌 법무부 장관으로는 부적절하다"

게시됨: 업데이트됨:
W
뉴스1
인쇄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69)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 의혹들이 본인의 해명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잦아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조직을 관리·감독하고 법무행정을 총괄하는 법무부의 수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이다.

장관 내정 이후 성(性)인식에 대한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한 점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을 촉발한 안 후보자는 몰래 혼인신고를 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 '평생 반성하고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공소시효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혼인신고서를 꾸며 제출한 행위는 마땅히 형법상 처벌대상이었다는 비판이다.

안 후보자는 그동안 자신의 저서와 칼럼에서 드러난 왜곡된 성관념 논란과 음주운전 고백, 자녀의 복수국적 문제 등이 불거지자 "청문회에서 밝히겠다"며 소극적으로 대처해왔다. 하지만 아들의 퇴학무마와 혼인무효 경력 등 연일 의혹이 확산되자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몰래 혼인신고'를 한 행위를 인정하면서 "젊은 시절의 잘못으로 평생 반성하고 사죄해야 마땅함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사죄를 하면서도 "이혼을 한 것이 국정을 수행하는데 결정적인 장애가 될 정도의 도덕적인 흠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검찰 개혁과 법무부의 탈검찰화 의무에 종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인사청문회에서 판단을 받겠다며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안 후보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장관으로서의 자질에 대한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점은 안 후보자 이혼경력이 아니다.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는 점이다.

안 후보자는 1975년 5세 연하의 여성 김모씨의 도장을 위조해 혼인신고서를 꾸며 제출했다. 김씨는 이듬해 서울가정법원에 혼인무효 확인소송을 냈고 법원은 안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고 판결했다.

물론 40여년 전 일이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만료된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미혼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허위 혼인신고를 할 경우 형법상 사인 등의 위조·부정사용, 공정증서원본 등의 부실기재 및 동행사죄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취업을 목적으로 허위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게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와 부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 등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비록 법률상의 부부라는 신분관계를 설정할 의사는 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도 그것이 단지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해 참다운 부부관계의 설정을 바라는 효과의사가 없을 때에는 그 혼인은 민법 제815조 제1호의 규정에 따라 그 효력이 없다고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안 후보자는 "당시는 형사처벌 받지 않았고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만약 형사문제에서 제재를 받았다면 법무부장관으로 흠결이라고 본다"고 했다. 후보자 스스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면 법무부장관으로서 부적격하다고 밝히고 있다.

안 후보자의 이같은 주장과는 달리 법조계에선 다른 분야도 아닌 법무부 장관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서울 소재 한 대학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다른 분야라면 몰라도 법무부장관이라면 결국 모든 국민에 대해서 준법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사안들이 심각하다""준법의 표상이 돼야할 분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법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할 수 있냐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한규 전 서울변호사회장은 "만일 안 후보자가 형사처벌을 받았으면 공무원이 되지 못했고 서울대 교수 임용도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법무부장관은 법집행을 총괄 책임져야 하는 수장이고 시대적 사명인 '검찰 개혁'을 추진해야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후보자 본인이 사퇴하고 정부도 지명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