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찔러죽이기 딱 좋다"며 각목으로 학생을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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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a 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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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학생을 각목으로 위협하고 대걸레로 때리는 일이 일어났지만 동료 교사는 방관했고, 학교는 늦장대응으로 일관했고, 검찰은 이를 처벌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체벌’이란 이름으로 10대 청소년 폭행에 무감한 한국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경기도교육청과 김포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3월15일 경기 김포외고 1학년 학생 세명은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화장실에 다녀오다 걸렸다. 학년부장 허아무개(40) 교사는 자율학습 태도가 불량하다며 학생들을 불러 교무실 복도에서 욕설을 하고 각목으로 주변 사물함을 내리쳤다. 이어 허 교사는 부러진 각목을 ㄱ군 등 학생 목에 겨누고 “찔러 죽이기 딱 좋다”고 위협했다. ㄱ군 등 피해학생을 포함한 학생 5명은 이날 밤 기숙사 한 방에 모여 경찰에 “무섭다”고 신고했다.

이튿날 허 교사는 이들 5명을 불러 “야간에 정해진 기숙사 호실을 이탈했다”며 교무실 문을 잠그고 대걸레의 알루미늄 봉으로 학생 엉덩이와 허벅지를 때렸다. 대걸레 봉이 구부러지고, 학생들 허벅지에 멍이 들었다. 교무실에 있던 교사 2명은 이를 지켜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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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 금지를 촉구하는 교육단체 회원들의 시위 장면

학교는 사건이 일어나고 일주일이 지난 3월22일 김포교육지원청에 알렸다. 보름 가까이 지난 3월30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었지만, 가해교사에게 “올바른 지도방법을 숙지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통보한 뒤 피해자 보호 등의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경기도교육청 학생인권센터와 김포교육지원청은 4월 초 현장조사를 한 뒤 간담회, 교직원 인권연수 등을 실시했다. 김포경찰서는 폐회로티브이(CCTV) 등을 확보해 수사를 벌인 뒤, 허 교사를 특수폭행 및 특수협박 혐의로 지난달 1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지난달 26일 특수협박 혐의는 증거불충분, 특수폭행 혐의는 죄가 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의 불기소 이유 통지서를 보면, 검찰은 사건의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을 생활지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체벌행위는 아니다.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론냈다.

김포외고 쪽은 “사건 초기 가해교사와 피해학생이 원만히 화해할 것으로 이해하고 빠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며 “가해교사를 5월 직위해제했고, 조만간 징계위를 열어 최종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사건 즉시 가해교사의 직위해제나 피해학생과의 분리 조처를 하지 않았다. 가해교사는 ‘학교 명예를 훼손하는 학생’이라며 피해자를 계속 비난했다. 교감 등 학교의 뒤늦은 대처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전수민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는 “도구를 이용해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체벌은 현행 초중등교육법 및 경기도학생인권조례 등에서 금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체벌이 아이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교사가 있고, 대학입시를 위해 엄격한 생활규칙을 두는 학교에서 체벌이 남아있다. 이런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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