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일방 강행했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가 폐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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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해 9월22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정부의 성과연봉제 시행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과제로 추진했던 성과연봉제 도입 지침이 결국 폐기된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16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어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폐기하기로 했다. 성과연봉제를 폐기한 공공기관들은 지급받았던 인센티브(최대 1600억여원)를 반납할 예정인데, 공공기관 노조들은 이 돈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재원으로 쓰자고 요구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 고위 간부는 13일 한겨레에 “지난 정부에서 도입된 공공기관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돼, 성과연봉제 도입 지침을 폐기할 방침”이라며 “16일 공운위를 개최해 관련 내용을 의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과연봉제는 공공기관 119곳에 도입돼 있으며, 이 중 48곳은 노사 합의가 없이 추진돼 진통을 겪어왔다.

기재부는 공공기관마다 성과연봉제 도입 경과에 차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일괄 폐기 대신 기관별로 폐기 방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노사 합의에 따라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기관은 노사 협의를 거쳐 취업규칙을 변경하도록 하고,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한 기관은 이사회를 통해 임금체계를 원래대로 되돌리도록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성과연봉제를 폐기하기로 한 기관에 대해, 기존에 지급한 인센티브(성과급·1600억여원)를 거둬들이게 되며, 총인건비 동결 등 미도입 기관에 부과했던 벌칙도 무효화하기로 했다.

성과연봉제를 폐기하는 기관은 우선 기존 임금체계로 복귀한 뒤, 추후 공공부문 임금체계 개편 방침에 따라 직무급제 전환 등을 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직무급제는 직무 난이도와 성격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임금체계를 의미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5·9 대선 당시 “박근혜 정부식 성과연봉제에 반대한다. 그러나 단순히 연공서열대로 임금이 올라가는 구조도 옳지 않다. 앞으로는 새로운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1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마련한 바 있다. 임원급에 적용되던 성과연봉제를 전국 공공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확대 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정부는 이어 같은 해 5월 성과연봉제 미이행기관에 총인건비 동결, 경영평가 벌점 부여 등 불이익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으로 ‘성과연봉제 우수기관 인센티브 및 미이행기관 불이익 부여 방안’을 만들어 성과연봉제 도입을 밀어붙였다. 이에 따라 상당수 공공기관에서 노사 합의도 없이 성과연봉제가 도입됐고, 이에 반발하는 노조의 파업과 소송 등이 이어져 마찰을 빚어왔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경우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