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이민자 2세·동성애자' 아일랜드 총리가 인도에 오면 '범죄자' 취급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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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 VARADKAR
Leo Varadkar on his way to the Mansion House in Dublin, where he was elected the new leader of Fine Gael and on course to become Irelands first gay Taoiseach. Following the formation of a Fine Gael minority government in May 2016, Leo Varadkar was appointed Minister for Social Protection.After the resignation of Enda Kenny as Leader of Fine Gael in May 2017, Varadkar announced his candidacy for party leader. He faced Minister for Housing Simon Coveney in the Fine Gael leadership election. Today, | NurPhoto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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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레오 바라드카가 아일랜드 차기 총리가 될 예정이라는 발표가 나자, 머나먼 인도에서 환호가 일었다.

바라드카는 최초로 아시아 혈통을 지닌 아일랜드 총리가 될 예정이다. 의사 출신인 바라드카의 아버지는 뭄바이에서 태어난 인도 출신 이민자이기 때문이다.

이 뉴스가 발표되자 바라드카의 인도 친척들은 6월 2일에 뭄바이의 보리발리에 모여 사탕을 나눠주었다. 바라드카의 삼촌 마노하르 바라드카(93세)는 힌두스탄 타임스에 “나는 레오가 지극히 자랑스럽다. 내 조카는 정말 잘하고 있고 우리 가문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렸다.”고 말했다.

바라드카의 삼촌을 포함해, 인도인들은 바라드카가 인도에서는 지도자가 될 수 없었으리란 사실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사실 그는 범죄자로 간주될 것이다.

바라드카는 동성애자다. 아일랜드 최연소 총리가 될 바라드카는 가톨릭색이 짙은 아일랜드가 동성 결혼 합법화 국민 투표를 실시하기 전이던 2015년에 게이로 커밍아웃했다.

바라드카는 커밍아웃한 뒤 RTE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건 나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반 인도계 정치인도, 의사 정치인도, 게이 정치인도 아니다. 그건 나의 일부일 뿐이다. 그건 나를 규정하지 않는다. 내 특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는 인도에서는 이렇게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1860년에 영국이 만든 인도 형법 377항은 아직도 유효하다. 페니스를 버자이너에 삽입하는 것 이외의 성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LGBTQ 커뮤니티를 괴롭히고 겁주는데 주로 사용된다.

2009년에 델리 고등법원은 이 법을 헌법 범위 안에서 좁게 해석하도록 했다. 그러나 2013년에 대법원은 377항을 되살려, 평등을 위한 수십년 동안의 싸움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즉 누군가가 게이라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해도, 공인이라면 그를 시인할 수 없으며, 온갖 소송과 괴롭힘이 두려워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할 수 없다는 뜻이다. 불확실성과 터부가 가득한 인도에서 자신의 섹슈얼리티 때문에 말없이 괴로워하는 사람은 수백만명에 달한다. 커밍아웃하고 가족들에게 자신의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도에서라면 바라드카는 주류 정치인이 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바라드카가 아일랜드 총리 자격으로 인도를 방문한다면 파트너와 섹스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물론 외교적으로 인도법 적용을 받지는 않겠지만, 인도에 있는 동안 현지법을 어기지 않으려면 섹스를 할 수 없다.

공개적으로 게이임을 밝힌 정치인은 인도에서는 출마할 수 없다. 그러나 부패, 살인, 강간 혐의를 받은 정치인들은 조용히 의회에 입성하곤 한다.

바라드카에 대한 사실을 몇 가지 더 소개한다.

1. 38세인 바라드카는 아일랜드 최초의 게이 총리이자 역대 최연소 총리이다.

2. 바라드카의 아버지 아쇽은 1970년대에 뭄바이(당시엔 봄베이)에서 아일랜드로 이주했다. 당시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사회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나라 중 하나였다. 38년 후, 그의 막내 아들은 지독히도 가톨릭적이던 국가 최초의 게이 총리가 되었다.

아쇽은 1960년대에 영국 슬라우의 병원에서 일하다 동료인 아일랜드 여성 미리엄을 만났다. 미리엄은 바라드카의 어머니다.

3. 바라드카는 사회복지부 장관이었다.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는 통일아릴랜드 대표에서 사임했다. 바라드카와 사이먼 코비니 주택부 장관이 당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되었다. 바라드카는 득표율 60%로 승리했다.

4. 바라드카는 20대 초반에 정계에 입문했다.

5. 바라드카를 엠마뉘엘 마크롱과 쥐스탱 트뤼도와 비교하는 시각도 있지만, 젊은 나이를 제외하면 비슷한 점은 많지 않다. 바라드카는 대처주의자라는 비난을 자주 듣곤 한다고 뉴 스테이츠맨은 지적한다. 그는 정당 정치를 넘어선 새롭고 진보적인 아일랜드의 얼굴을 자처하지만, 그의 정치적 관점은 보수적이다.

6. 앞으로 유의해서 지켜볼 점은 그가 약속한 개혁 공약이다. 이중에는 제한적으로 낙태를 허용하는 것에 대한 국민투표도 들어있다. 그간 우파를 맹렬히 비판해왔던 바라드카는 불안정한 연정을 잘 꾸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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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선된 것이 보여준 사실이 있다면 이 공화국에서 편견은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내 아버지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5천 마일 떨어진 아일랜드로 오셨을 때, 당신의 아들이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될 거라고는 꿈꾸지 못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PTI가 전한 그의 말이다.

한 전 장관은 게이 총리가 당선되었는데도 “아무도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일랜드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말했다.

노라 오웬 통일아일랜드 전 부대표는 “우리는 많이 달라졌고, 게이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파트너와 함께 살고 있는 레오 바라드카 같은 사람이 수상이 될 수 있고 아무도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주 멋진 일이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은 아일랜드를 위한 위대한 날이라고 생각한다.” 슬프게도 인도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가 없다.

* 허프포스트INDIA의 기사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