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국정위와 중소기업인이 만난 첫 회의의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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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중에 '경총처럼 이야기하지 말라', '실망스럽다'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어떠한 상황이었는지 아시겠죠."

8일 정부를 대표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사회분과)와 중소기업인 간담회가 끝난 후 한 참석자가 이날의 분위기에 대해 남긴 말이다.

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정부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정책에 대해 '우려의 입장'을 냈다가 정부와 청와대로부터 비판받았는데 이날 국정기획위 측에서 회의 분위기를 보고 당시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이처럼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려는 정부와 이를 반대하는 중소기업계의 공식적인 첫 만남은 확연한 의견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날 10시부터 11시까지 중기중앙회 5층 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간담회 참석자의 의견을 모아보면, 중소기업계 대표 10여명은 정부의 노동시장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이고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릴 계획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박순황 한국금형협동조합 이사장은 "대기업이 우리에게 납품을 하는 이유는 납기(를 지키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사람이 부족한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납기를 맞추지 못해 일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박 이사장은 "우리 스스로도 인재를 키워내 고용을 창출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김문식 중기중앙회 이사는 "정액 급여가 높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너무 부담이 크다"며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지급과 업종별 시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정기획위는 중소기업계의 현실을 이해하고 대화로 현안을 풀겠다는 점을 전제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정책 의미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국정기획의는 '실망스럽다'는 발언을 할만큼 중소기업 스스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한다며 회의 중간 중간 단호한 입장도 내비쳤다.

국정기획위측 한 참석자는 "중소기업의 정책 과제 대부분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 공약에 포함됐다"며 "개별기업별로 어려운 부분은 알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비합리적인 부분을 바로잡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측 다른 참석자는 "(노동 정책을) 단칼에 하겠다는 게 아니라 임기 5년 내 진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예전 정권과 달리 합리적으로 대화해서 현안을 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회의가 끝날 무렵 국정기획위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한 중소기업계에서 격앙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근로시간 단축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대체 인력 방안을 생각해보겠다"며 "최저임금은 한계기업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도 고려해야할 사항"이라고 말하며 중재자로 나서기도 했다.

이날 중기업계 대표들은 중기중앙회가 주축이 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임원들이다.

이를 두고 중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중기중앙회는 고용주를 위한 이익집단인지, 근로자를 대변하는 단체인지 정체성이 모호하다"며 "이 상황은 앞으로 문재인 정부와 노동시장 현안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기 힘든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