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답변서로 미리 본 청문회: 강경화에 기대되는 한 가지와 우려되는 한 가지

게시됨: 업데이트됨:
9999
뉴스1
인쇄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와 주고받은 서면질의에서 다양한 외교 현안에 원칙적인 입장을 되풀이하는데 그쳤다. ’외교 현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우려를 씻기에는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비외무고시·여성으로 외교부의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동시에 받고 있다.

강 후보자가 청문회를 이틀 앞둔 지난 5일 국회 인사청문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의 내용은 유엔(UN) 등에서 일하며 다자외교 경험은 쌓았으나 양자·4강 외교 경험이 부족하다는 공격을 방어하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기존 외교부의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강 후보자의 답변은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그는 대북 관계 관련 질의에 “모든 수단을 활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는 표현을 줄곧 썼다.

북미·남북 관계에 중요 요소로 면밀하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미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 기조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에 대한 질문에 강 후보자는 “우리 신정부의 접근법과 일맥상통한다고 봄”이라고 답했다. 현안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못했다.

이에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차기 외교부 장관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꼽으며 “아무래도 북핵이나 한반도 위기와 관련한 경험과 거기에서 우러나오는 이해의 수준이 중요하다. (강 후보자가) 이 부분을 금방 정리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꼭 현안 전문가를 장관으로 중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양자·4강 외교 전문가들을 장관으로 중용했으나 북핵 문제나 미국·중국·일본과의 관계가 되레 악화했기 때문이다.

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서면 질의에 불성실하게 답변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강 후보자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을 가본 적 있느냐?”라는 서면 질의와 자료 제출 요구에 5일에는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답했다가 6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적 있다”고 수정했다. 이에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후보자가 제대로 답변서와 제출 자료를 검토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26일 국회 외통위에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낸 뒤 지난 5일까지 자녀 증여세 탈루 의혹 등 의원들의 쏟아지는 추가 질의에 전혀 답하지 않았다.

이런 우려와 비판에도 외교부 내에서는 비외무고시·여성 장관 후보자의 존재 자체가 조직 개혁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많은 편이다. 외무부는 외무고시·북미 관계 담당·남성 위주의 구성원들이 독점적으로 주류를 형성해왔고, 이 때문에 국내 외교 정책이 북미에 지나치게 편중됐다는 안팎의 지적을 받아왔다.

외교부 관계자들은 기존 주류 출신과 거리가 있는 강 후보자에 대해 “북미 쪽 빼고는 다 괜찮다고 보는 것으로 안다”, “호평이 자자해서 기대하고 있다”는 등의 평가를 했다.

이에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외교부는 내부 파벌에 의한 독점적 체재를 타파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여러 직능과 지역 전문가 등 외부 인사가 많이 들어가야 세태에 맞는 개방적 외교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정 사항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