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김상조 후보에게 미안하다"고 털어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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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 VARADKAR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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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난감하다…당에서 시킨 일이다.” “어쩔 수 없었다. 김상조 후보자에 정말 미안하다.”

지난 2일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파상공세를 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과도한 ‘김상조 때리기’의 고충을 여당의원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당이 김상조 후보자를 반대하는 이유가 공정위원장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객관적 검증 결과라기보다 정략적 고려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여러 여야의원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당 김선동 의원은 지난 2일 저녁 11시께 김 후보자의 청문회가 끝난 뒤 여당의원들이 “너무 한다”고 지적하자 “나도 난감하다. 당에서 시켜서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한국당 김종석 의원도 저녁 7시 이후 청문회 휴회시간 중에 여당의원들이 “같은 학자 출신으로서 (김 후보자의) 논문 자기표절 문제를 그렇게 심하게 얘기할 수 있느냐”고 지적하자 “어쩔 수 없었다. (김상조 후보자에게) 정말 미안했다. 개인적으로 김 후보자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청문회 내내 김 후보자의 옆을 지켰던 공정위 간부들에 따르면 김종석 의원은 오후 7시 이후 청문회 휴회시간과 청문회가 모두 끝난 뒤 두차례 김 후보자를 찾아와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평소 잘아는 사이인 김 후보자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것은 맞다”면서 “다만 개인적으로 (김 후보자가 공정위원장으로서 적합한지 아닌지) 말하기보다, 당의 공식방침을 따르려 한다”고 말했다.

김선동 의원은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 아들의 금융회사 인턴채용 특혜 의혹, 배우자의 고등학교 영어회화 전문강사 채용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김 후보자가 경제검찰인 공정위원장으로서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아들 특혜는 전혀 사실무근이고, 부인 문제도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통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종석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00년 노사정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보고서를 얼마 뒤 <산업노동연구>에 논문으로 실은 것은 자기표절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논문 게재는 <산업노동연구>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고, 노사정위원회의 사전승인도 얻었다”면서 “현재의 윤리기준으로 보면 미흡한 점은 인정하지만, 2008년 서울대에서 논문윤리규정을 발표한 뒤에는 일체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청문회의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의 이학영 의원은 “개인적인 자리에서 (두 김 의원과)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한 한국당 의원들이 더 있는 것으로 들었다”면서 “인사청문회의 목적이 후보자가 공정위원장으로서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는 것인데, 야당이 합리적 설명으로 해명된 부분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같은 의혹을 되풀이해서 제기하는 것은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가 순수한 의도가 아니라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여당의원은 “한국당이 청문회를 앞두고 소속 의원별로 각자 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제기할 의혹을 할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야당의 과도한 ‘김상조 때리기’는 여러 야당의원들이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게 축하인사를 한 것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한국당의 홍일표 의원은 질의에 앞서 축하인사를 건네며 “김 후보자가 오랫동안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위해 노력하면서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 2012년 대선 때는 당시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모임에 초청돼서 진영을 넘어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 바른정당의 김용태 의원과 유의동 의원도 김 후보자가 오랜 기간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에 헌신해온 것을 높이 평가하며 축하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5일 김상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영주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그동안 야당과 언론이 제기한 의혹의 대부분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만큼 하루빨리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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