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뿜는 거인' 미국을 비롯해 파리협정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는 딱 3개뿐이다(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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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미국은 파리협정에 가입하지 않은 세계 '3번째' 국가가 됐다. 앞으로 전 세계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약속'이었던 파리협정과 지구가 어떤 운명을 맡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유엔(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파리에서 열렸고 여기서 채택된 파리협정은 당초 194개국이 참여했다. 사실상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국가가 참여한 셈이다.

이날 전까지 파리협정에 함께하지 않은 국가는 시리아와 니카라과 뿐이었다.

내전을 치르고 있거나(시리아) 협정에 구속력이 없어서 크게 미흡하다(니카라과)는 등의 상식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심지어 라이베리아와 콩고공화국 같은 세계 최빈국과 국제적으로 고립된 정권인 북한도 협정에 힘을 보탰다. 지속적인 분쟁을 겪어 온 이라크와 예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미국의 탈퇴는 이러한 작은 국가들의 노력을 한꺼번에 무력화하는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 최대 경제국이자 온실가스 배출량은 중국에 이어 2위이며 세계 탄소 배출량의 15%를 차지하는 '거대 탄소국'이 바로 미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네이처 기후변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미국의 파리협정 이행이 지연되면 협정문에 명시된 목표치 달성을 '불가능하게'(unreachable) 할 것으로 예측됐다.

파리협정의 목표는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전보다 2℃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2020년까지 온실가스 절감 노력을 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에 따라 한 해 630만kt에 달하는 배출량의 26~28%를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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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파리협정 탈퇴를 발표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의 탈퇴가 지구의 온도 변화에 미칠 영향이 적다고 말하며 그 양을 손으로 표현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의 탈퇴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 미국이 기후변화 노력을 미적거린다면 그 이후로는 아무리 품을 들여도 산업화 전보다 2℃ 높은 온도라는 원대한 포부는 큰 차질을 빚게 된다.

또한 지난 4월27일 발표된 기후변화 연구진 '클라이맷 인터랙티브'의 분석에 따르면 만약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해 이와 같은 노력을 포기하면 지구 평균 온도는 약 0.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지구상 모든 국가가 협력해도 미국이 없다면 지구 기온은 산업화 전보다 3.6℃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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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파리협정 탈퇴를 발표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원고 프롬프터 화면

중국 그린피스 연구원인 리슈오는 "미국의 기후변화 노력 후퇴는 의심할 여지 없이 국제적 체계에 커다란 구멍을 남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리협정의 목표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미국 CNN방송은 "지구의 운명은 위기에 처할 것이며 우리 후손들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을 물려받게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많은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즉 지구촌 기온 상승이 △해수면을 높이고 △해안가 도시들을 침수시키며 △대규모 동식물 멸종을 부르고 △가뭄 △난민위기 △살인 더위 △흉작 △초강력 태풍 등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즉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는 이 같은 재앙을 일으킬 '방아쇠'라는 것이다.

미국의 탈퇴는 국제적 리더십의 추락이라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리슈오 연구원은 미국이 이번 결정으로 인해 "지정학적으로도 평판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파리협정에 함께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은 경제 성장을 위해서라면 열심히 연료를 태울 수밖에 없는데, 오히려 세계 최강 선진국인 미국이 협정에서 빠지는 건 '국제적인 지도자감'이 아니라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탈퇴는 역설적으로 세계 1·3위 탄소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의 솔선수범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데이비드 슐로스버그 미 시드니대 환경정치학 교수는 "미국이 초래한 정치적 공백을 앞으로 중국과 인도가 메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양국이 탄소 절감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트럼프가 뒤흔들어놓은 파리협정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면, 미국을 제치고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또 캘리포니아 주처럼 연방정부가 아닌 지역 정부 차원에서 파리협정을 준수하기 위한 반항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슐로스버그 교수는 "트럼프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적절하게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지구촌의 '탄소 내뿜는 거인' 격이다.

미국의 1년 배출량을 따라 잡으려면 일본은 무려 4년 동안 쓸 탄소량을 한 해 만에 배출해야 한다. 미국의 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프랑스 15년 △캐나다 10년 △인도 2년 △아이슬란드 1007년어치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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