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이상 과열에 정부는 규제 카드를 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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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부동산 시장이 국지적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주거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추가 규제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관심사는 추가 규제 여부가 아니라 규제의 내용이다.

31일 정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43% 상승해 3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한 달 전인 4월 말(0.03%)에 비해 10배 이상이다.

거래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30일 현재 거래건수는 9146건이다. 하루 평균 약 304건이 거래된 수준으로 4월(약 260건), 3월(약 215건) 등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다. 분양권 거래 역시 이날 현재 1046건으로 4월(747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서울 지역 분양권 거래가 월간 1000건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청약 열기도 대단하다. 대선 직후 문을 연 서울 지역 모델하우스에는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서울 강동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모델하우스에는 3일 동안 약 2만2000명이 몰렸고 서울 영등포구 '보라매SK뷰' 모델하우스에도 3일간 4만7000여명이 다녀갔다. 서울은 말할 것도 없이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김포에서도 '한강메트로자이'가 평균 7.14대 1을 기록하는 등 청약률도 높다.

이 같은 시장의 열기는 업계에서도 예상치 못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강동구의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도자들이 계약을 하고 잔금을 치르기까지 값이 더 오를까봐 물건을 내놓기 무섭다고들 한다"며 "대선이 끝나면 시장에 활력이 조금 돌 것으로 봤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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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정부도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8일 주택·부동산시장 불안 등 리스크 요인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이라고 볼 수 있는 대변인에게서 부동산시장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공식적으로 언급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에 정부가 추가로 내놓을 대책과 그 파급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환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도입 등 대출 규제 외에도 전매제한 강화, 투기과열지역·투지지역 지정 등 고강도의 대책이 단계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LTV·DTI 등에 대해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가 가계부채 문제의 원흉으로 보고 있어 원상복귀 가능성이 높다.

서울 등 일부 과열 양상을 보이는 지역에 대해서 선별적으로 분양권 전매제한 지역과 그 기간을 확대하고 청약조정대상 지역을 늘리는 방안도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 등에 한해 전매를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제한했다. 현재 서울의 나머지 지역의 전매제한 기간은 1년6개월인데 강남4구 수준으로 전매제한 기간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선 2012년을 끝으로 사라졌던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부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보유세 등 세금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부동산 보유세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0.78%에서 1%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 방안은 최종공약집에서 빠졌지만 언제든지 다시 꺼내들 수 있다. 게다가 과거 참여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주도한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주택정책 전반을 총괄할 가능성이 높아 보유세 인상은 꺼지지 않은 불씨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이 밖에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 도입 등 세입자를 위한 정책도 예비 후보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LTV와 DTI 환원을 시작으로 시장규제 정책이 단계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DSR 조기 도입은 LTV·DTI 환원과 함께 가계부채 문제와 맞물려 시행될 것으로 이미 시장에서 인지하고 있다"며 "정부가 그 밖에 쓸 수 있는 규제를 놓고 (주택시장 안정에) 유효한 것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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