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조사는 국방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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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AD
South Korean defense ministry's Director General Major General Jang Kyung-soo shakes hands with U.S. Forces Korea's Major General Robert Hedelund (L) during their working-level talk to discuss the potential deployment of a THAAD missile defense system at the Defense Ministry in Seoul, South Korea, March 4, 2016. REUTERS/Kim Hong-Ji | Kim Hong-Ji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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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사드 발사대 4기의 비공개 반입에 대한 국방부의 보고 누락에 대해 진상 파악을 지시한 것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공언해온 ‘사드 배치 결정과 합의, 장비 반입 과정 전반에 대한 진상 조사’의 서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국방부 주변에선 대통령의 이번 지시가 사드 배치 문제를 넘어 군과 국방부에 대한 강도 높은 인적 쇄신과 제도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한민구 국방장관으로부터 사드 발사대 4기 반입 사실을 확인한 뒤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는 점부터 예사롭지 않다.

진상 조사를 국방부의 공식 보고라인인 청와대 안보실뿐 아니라 공직기강 감찰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실에 함께 맡겼다는 사실 역시 문 대통령이 이번 사안을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조사 결과 국방부의 보고 누락에 명백한 의도성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업무상 징계를 넘어 사드 도입을 둘러싼 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사드 배치의 전면 백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도 ‘반입한 장비의 철수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대선 기간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보좌했던 정의용 안보실장과 조병제 전 말레이시아 대사 역시 한-미 동맹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이 사드 배치를 희망하는 한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진상 조사는 전임 정권 말기 안보진용을 이끌었던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한민구 국방장관, 국방부 정책실장 등이 일차적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사드 장비를 ‘무단 반입’할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도 책임 정도를 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미국과 사드 배치를 합의하고, 장비 조기 반입을 추진할 당시 정책 결정 라인의 핵심부에 포진했던 인사들이란 점에서 진상 조사는 결국 전임 정권 시절 국방부 및 군 수뇌부에 대한 대규모 인적 청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인적 청산과 별도로, 제도 개혁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밝힌 국방개혁의 핵심은 군 상부구조 개혁과 병사 복무 기간 단축, 상비병력 규모 조정, 인력구조와 무기조달 체계 개선, 방위사업 비리 척결 등이다. 하나같이 군 수뇌부의 반발이 작지 않은 사안들이다.

특히 군 상부 지휘구조 개편이 현실화할 경우 부대 통폐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장군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지난 2010년 국방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상부 구조개편 방안에 따르면 개편이 완료될 경우 현재의 430명인 장군 수를 60명가량 줄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문 대통령이 공약한 병사 복무 기간 단축과 병력 감축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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