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강연에서 잇따라 5·18 왜곡·폄하 발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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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의 건국대 이용식 교수

서울 건국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잇따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폄하하는 발언이 나와 물의를 빚고 있다.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가 아니라 ‘빨간 우의 남성의 타격 때문에 숨졌다’고 주장하면서 백 농민 주검이 있던 안치실에 무단침입까지 했던 이용식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학내 한 특강에서 “(5·18 당시) 인민군 특수부대 600명이 내려왔다”는 주장을 펼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가 지난 16일 건국대 학내에서 진행한 ‘백남기 사건을 회고하면서’라는 주제의 특강 녹음 내용을 '한겨레'가 확인한 결과,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좌경화된 시초가 5·18”이라며 “5·18의 진실은 인민군 특수부대 600명이 2개 대대가 내려왔고요. (…) 그래서 우리는 그 진실을 밝힐 것이고요”라고 말했다.

학내 구성원 대상의 이날 특강은 건국대 법인이 출연한 상허문화재단 주최로 열렸다. 이 교수는 강연에서 ‘백남기 농민 사인’에 관한 자신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한국의 좌경화’를 규탄하다가 이런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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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교수가 지난 28일 '국민TV'와 인터뷰하는 모습. 국민TV 제공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이 광주에 침투했다’는 주장은 2000년대 탈북한 이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지만 이미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5·18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힌 데 이어 2013년 광주광역시에 보낸 공문에서 이 내용을 재차 확인했다. 지난 1월 5·18기념재단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비밀해제한 문건 내용을 공개하며 ‘북한군 침투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2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만원 박사 책 등 여러 자료를 참고로 사견을 말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3월21일 상허문화재단의 강국희 상임이사도 건국대에서 ‘상허선생의 건국인재육성이념과 오늘의 시국정변’이라는 주제로 강의하면서 사용한 파워포인트 강연자료에서 ‘반역·종북세력의 특징’으로 ‘5·18 민주묘지참배’를 꼽았다. 강 이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제주 4·3사건 등을 모두 ‘폭동’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강 이사는 29일 '한겨레'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내부 세미나이고 많은 자료를 참고한 것이고 외부에 해명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건국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5·18이 왜곡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건국대 교양 과목을 강의한 강사도 수업 도중에 ‘북한이 5·18에 개입되어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북한과 연관되어 있는 노래’라고 주장해, 건국대는 해당 강사에게 더는 강의를 맡기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