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판결받은 동성애자 군인, '강제추행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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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군인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최근 군사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ㄱ대위의 처벌 근거가 된 성관계가 모두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1심 판결 직후 국방부가 “하급자를 수차례 추행했다”며 ㄱ대위가 지위나 힘을 이용해 하급자를 강제추행한 것처럼 언론에 설명한 것과는 어긋난다. 군인권센터는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라며 소송 등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28일 <한겨레>가 확인한 군검찰의 ㄱ대위 공소사실을 보면, 그는 2016년 6월에서 10월말 사이 세 명의 동성 군인과 4차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됐다. ㄱ대위는 동성애자 전용 누리집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들을 만났다. 데이트 상대는 병장, 중위, 하사 등이었다. 모두 ㄱ대위보다 계급이 낮았지만 계급을 이용해 만난 관계는 아니었다.

국방부는 지난 24일 육군보통군사법원이 ㄱ대위의 유죄를 선고하자 언론에 “‘(ㄱ대위가) 일과시간 중 병영 내 하급자를 수차례 추행하는 등 군 기강 확립을 저해했다’고 법원이 판결했다”며 ㄱ대위가 상급자로서 하급자를 강제추행한 사건인 것처럼 설명했다.

하지만 공소사실을 보면, ㄱ대위는 동성애자 앱을 통해 자발적으로 만난 군인들과 모텔 등에서 성관계를 했을 뿐, 상대 의사에 반해 강제로 추행한 정황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군검찰은 이를 모두 ‘추행’으로 규정해 기소했다. “(군인·군무원·사관생도 등을 대상으로) 항문성교나 그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 군형법 92조의6을 근거로 동성간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추행죄’로 기소한 것이다. 그러고는 군사법원도 ‘추행’을 인정했다고 설명한 것은 일종의 ‘왜곡’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4차례 성관계 중 한차례가 점심시간에 이뤄진 점에 근거해 국방부가 ‘일과시간 중’이라고 설명한 점도 논란거리다. ㄱ대위를 변호한 강석민 변호사는 “휴게시간인 점심시간에 숙소에서 사적인 시간을 보낸 것을 근무 중 이탈행위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머지 세차례의 성관계는 퇴근 뒤 부대밖에서 벌어진 일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하급자를 수차례 추행했다’고 표현한 데 대해 “군형법상 동성간 성관계는 ‘추행’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군에서는 점심시간도 일과시간”이라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군이 ㄱ대위에 대해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있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