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라마단 성명에는 거의 모든 문장에 '테러리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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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ublican presidential nominee Donald Trump attends a campaign event in Hershey, Pennsylvania, U.S. November 4, 2016. REUTERS/Carlo Allegri TPX IMAGES OF THE DAY | Carlo Allegri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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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성월(聖月) 라마단을 맞아 미국내 무슬림을 대상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메시지의 대부분이 '테러리즘'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무슬림들의 반발을 불렀다.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전부터 30일간 진행되는 라마단을 기념해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라마단 정신의 핵심은 폭력을 거부하고 평화를 쫓으며 가난과 폭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등 우리 의무를 강하게 인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라마단은 전 세계가 영국과 이집트에서 발생한 잔악무도한 테러 공격의 무고한 희생자를 추모하는 가운데 시작됐다"면서 "이같은 행동은 테러리스트와 그들의 이데올로기와 싸우려는 의지를 강하게한다"고 덧붙였다.

라마단 성명에서 '테러 반대'를 부르짖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역대 미국 대통령의 성명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듬해 발표한 라마단 성명에서 미국내 수백만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그들이 가진 이슬람 신념을 소개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라마단 성명에서 "의사, 변호사, 아티스트, 교사, 과학자, 커뮤니티 활동가, 공무원, 군인"으로 활약하는 미국인 무슬림들을 언급며 이렇게 밝힌 바 있다.

"무슬림 미국인들이 신성한 달을 기념하는 가운데, 저는 우리가 미국이라는 하나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저는 우리를 분열시키고 우리의 종교적 자유나 시민권을 억압하려는 이들에 맞서 무슬림 미국인 커뮤니티를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저는 종교나 외모에 상관 없이 모든 미국인들의 시민권을 지키는 데 전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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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애틀랜틱은 "트럼프의 라마단 성명과 이전 대통령들의 성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차이는 전체 주제가 아니라 도입부분"이라며 다음과 같이 날카롭게 지적했다.

성명의 첫 문장은 "모든 미국인들을 대신해"로 시작해 "모든 무슬림들이 즐거운 라마단을 보내기를 기원한다"로 끝난다. 마치 상이한 두 집단인 것처럼 "모든 미국인들"이 "모든 무슬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처럼 묘사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에는 "미국에 있는 많은 무슬림들"이라는 표현은 있지만, 어디에도 "무슬림 미국인"이나 "미국인 무슬림"으로 지칭한 대목은 없었다. (디애틀랜틱 5월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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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이슬람 교도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무슬림인 사디 하미드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성명을 "모욕적이고 매우 끔찍하다"면서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나쁜 것들로만 정의(定義)되어선 안 된다. 우린 어쩌다 무슬림이 된 평범한 시민들"이라고 했다.

이슬람 관련 매체 알트무슬리마(AltMuslimah)를 운영하는 아스마 우딘은 라마단은 '금식' 성월인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린 매우 약할 것이다. 새벽부터 해가 질때까지 단식을 한다. 물도 안마신다"면서 "우리가 정말로 라마단 기간 IS와 싸우길 바라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라마단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반테러만 부르짖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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