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헌법재판소가 동성결혼 금지는 위헌이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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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WAN SAME SEX
To go with Taiwan-social-election-gay-rights-marriage,FOCUS by Michelle Yun This photo taken on October 31, 2015 shows local residents taking part in the annual gay rights parade in Taipei. Taiwan's presidential elections in January are expected to usher in a new political era, and many hope it will also see the island become the first Asian power to legalise same-sex marriage. AFP PHOTO / Sam Yeh / AFP / SAM YEH (Photo credit should read SAM YEH/AFP/Getty Images) | SAM YEH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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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헌법재판소가 동성결혼을 금지한 법은 위헌이라며 동성결혼을 인정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의 길이 열린 것이다.

대만 헌법재판소는 24일 결혼을 남녀 간의 행위로 규정한 민법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민법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헌재의 이날 판결에 따라 대만 의회는 2년 내에 현행 민법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헌재는 설령 법이 개정되지 않더라도, 2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동성결혼의 법적 지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동성결혼 법제화의 길이 열렸다는 뜻이다.

대만 성소수자 운동가 치자웨이는 지난 2013년 동성결혼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뒤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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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인간의 헌법적 권리와 자유 민주주의 헌법 질서 수호라는 헌법적 기본 가치를 보호하는 문제에 대해 법적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헌법적 의무"라고 밝혔다.

헌재는 "치자웨이는 30년 넘게 동성결혼을 할 권리를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에 요청해왔다. 10년이 넘도록 행정부는 여전히 동성결혼에 대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이성애자가 누리는 자유로운 결혼제도 상 보호를 동성애자도 동등하게 누려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민감한 이슈가 연관되어 있다. 입법부는 때가 되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법적 절차는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고 또한 이 청원은 인간의 근본적 권리를 보호하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인간의 헌법적 권리와 자유 민주주의 헌법 질서 수호라는 헌법적 기본 가치를 보호하는 문제에 대해 법적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헌법적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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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헌재는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것이 기존 결혼제도나 사회 규범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동성의 두 사람이 함께 삶을 영위하겠다는 목적으로 친밀하고 배타적 성격의 영속적 결합을 구성하더라도, 이성의 두 사람의 결합에 대한 결혼 제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이성 간 결혼에 따라 정립된 기존 사회 질서가 침해되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동성의 두 사람이 결혼할 자유가 향후 법적으로 보장되면, 이는 기존 이성 간 결혼과 더불어 사회 안정을 위한 공통의 가치를 이루게 될 것이다. 물리적, 심리적 측면에서 그러한 친밀하고 배타적 성격의 영속적 결합을 구성할 필요성, 역량, 의지, 그리고 열망은 인격의 온전한 형성과 인간 존엄성을 보호하는 데 있어 결혼의 자유가 미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모두에게 동등하게 중요하다. 두 종류의 결합은 결혼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22조에 따라 보호되어야 한다."

이어 헌재는 인간의 성적지향이 "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성적 지향은 변화시킬 수 없는 불변의 특성이다. 성적 지향에 기여하는 요소는 신체적, 심리적 요소, 생활 경험 및 사회적 환경을 포함 할 수 있다. 주요 의학 단체들은 동성애가 질병이 아니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한 때 동성애자가 사회적 전통과 풍습에 의해 부정되었다. 그 결과 그들은 오랫동안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을 밝히지 못한 채 사실상 또는 법적으로 배제나 차별을 겪었다. 게다가, 인구통계학적 구조 때문에 동성애자는 사회에서 분리되어 고립된 소수 집단이었다. 고정 관념에 따라 그들은 오랫동안 정치 권력을 갖지 못했고, 일반적인 민주주의 절차를 통해서는 법적으로 자신들의 불리한 처지를 뒤집을 수 없었다. 따라서 성적 지향에 따라 처우를 달리하는 문제의 위헌성을 판단할 때는 보다 높은 기준이 적용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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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헌재는 동성결혼을 금지할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봤다.

"우리가 법에 따른 공식적이고도 실질적 자격요건에 따라 두 동성 간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더라도 그들이 혼인기간 도중이나 이후에 쌍방 간 권리와 의무에 따르는 한 기존 이성 간 결혼 제도에 따라 성립된 윤리 질서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윤리적 질서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두 동성 간 결혼을 금지하는 것은 차별이며, 합리적 근거 또한 없다. 그러한 차별은 헌법 7조가 보장하는 평등권의 정신과 의미에 위배된다."

끝으로 헌재는 이번 결정에 따라 의회가 2년 내에 동성 커플에게도 결혼의 자유를 동등하게 보장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민법의 결혼 관련 조항을 수정하거나 민법 상 가족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등 이를 위한 구체적인 법 개정 방법은 의회의 재량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설령 2년 내에 이러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동성결혼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이성 간 결혼과 마찬가지의 절차에 따라 혼인신고서를 당국에 제출할 경우, 결혼의 법적 효력을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헌재는 밝혔다.

한편 헌재 앞에 모여있던 시민들은 헌재 결정이 나오자 환호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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