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바른정당 통합을 놓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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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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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뒤 구심점을 잃어버린 국민의당이 수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놓고 진통을 이어가고 있다. 협력·통합 대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까지 뒤엉키면서 노선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국민의당은 23일 국회에서 당무위원회를 열고 비대위원장을 누구로 선출할지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25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추가 논의해 확정하기로 했다. 김동철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이날 당무위에서 의견을 모은 것은 ‘8월에 전당대회를 연다’는 것뿐이다.

전당대회를 준비할 비대위원장 후보로 애초 주승용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주 의원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은 대선이 끝난 뒤 안철수 전 대표 및 ‘안철수계’ 의원들과 함께 제3당의 노선을 확고히 하기 위해 바른정당과 통합하는 데 공감해왔다.

그런데 권노갑·이훈평 전 의원 등 당내 동교동계 인사들은 이런 논의에 반발하며 정대철 상임고문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이훈평 전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당이 해왔던 처신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며 “탈당하는 것에 마음이 이미 다 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바른정당보다는 ‘같은 뿌리’인 더불어민주당과 발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대철 고문은 통화에서 “대선이 끝난 뒤 민주당 김민석 민주연구원 원장,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과 만났다”고 밝히며 “우리는 거기서 떨어져 나왔으니 민주당에 힘을 보태주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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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제동에 결국 주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이날 선언했다. 다른 후보군으로 김동철 원내대표는 박주선 국회 부의장과 문병호 전 최고위원에게 의사를 물은 상태라고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중앙위 개최 전 갈등 수습을 위해 24일 권노갑 상임고문 등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이냐 민주당이냐로 방향은 다르지만 갈등의 배경에는 당 지지율이 대선 뒤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가 이어질 경우, 국민의당 자력만으론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호남에서조차 대패해 더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때문에 이번 노선 갈등은 비대위원장 선임 문제가 봉합된 뒤에도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공감하는 한 의원은 “이번 기회에 다당제와 중도개혁의 가치를 추구할 분들은 남고, 좌표를 흐릴 분들은 스스로 선택해주시는 등 정리될 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