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자촌·야간대 출신 김동연...경제사령탑 후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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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1기 ‘경제사령탑’으로 지명된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판자촌에서 자라 상고와 야간대를 졸업한 대표적인 ‘흙수저’다. 참여정부 시절 한국 경제의 중장기 전략을 담은 ‘비전 2030’의 실무를 맡았던 인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이란 새 정부의 ‘사람 중심 경제’를 이끌어야 할 김 후보자는 살아온 삶의 궤적 자체가 상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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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 출신인 김 후보자는 11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자랐다. 소년 가장이었던 그는 덕수상고를 다니던 17살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한국신탁은행에 취직해 홀어머니와 세 동생을 부양했다. 김 후보자는 8년간 야간대학인 국제대(현 서경대)에 다니며 법학을 전공했고, 1982년 행정고시(26회)와 입법고시(6회)에 동시에 합격해 1983년 3월 현재는 기획재정부에 통합된 옛 경제기획원(EPB)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후보자는 치밀하고 집요한 일처리로 명문고·명문대 출신 엘리트 관료가 수두룩한 경제부처에서 두각을 나타내 경제기획원이 기획예산처, 기획재정부로 변하는 동안 요직을 두루 거쳐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까지 올라 ‘흙수저 신화’를 썼다.

특히 기획예산처 전략기획관을 하던 2006년에는 변양균 당시 장관 아래서 우리나라 최초의 중장기 전략보고서인 ‘국가비전2030’ 작성의 실무를 총괄해 ‘변양균 사단’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정도 총무비서관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도 기획예산처와 청와대에서 변 전 실장과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김 후보자는 보수 정부 시절에도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을 거쳐 2010년까지 재정경제비서관·경제금융비서관·국정과제비서관을 잇따라 지내며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했고, 2012년 기획재정부 차관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도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으로 중용됐다.

국무조정실장 당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기재부 한 고위공직자는 “일하는 방식이 매우 타이트하면서도 치밀하고 주도면밀했고, 안목도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에서 함께 일해 본 기재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예산실, 국무조정실, 청와대를 두루 거치면서 전 부처 업무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고, 특히 ‘비전2030’이라는 20~30년짜리 장기 비전을 수립하는 업무를 총괄해 본 경험이 있어 시야가 넓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소신도 있지만 동시에 윗사람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도 뛰어나다”며 “경제관료인 만큼 철학이 진보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부가 내놓은 경제정책을 실무적으로 치밀하게 추진할 사령탑으로서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